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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원유개발 사업 시작 30여년 만에 일일 원유 생산량 7만배럴 고지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ㆍ4분기 일일 원유 생산량이 7만1,000배럴을 기록해 민간기업 가운데 처음로 일 생산량 7만배럴대를 돌파했다. 이는 2008년 2만6,000배럴 수준에서 5년 만에 세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페루 56광구와 88광구, 베트남 15-1, 예멘 LNG 프로젝트 등의 연이은 성공이 바탕이 됐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개발 사업은 2011년 첫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현재 생산량 측면에서 국내 최대 규모로 부상했으며 내부적으로도 가장 큰 이익기여를 하는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루 생산량 7만배럴은 2010년 한국석유공사가 유일하게 넘긴 바 있다. 당시 한국석유공사는 정부의 자원개발 드라이브에 힘입어 일일 생산량 10만배럴을 돌파했지만 올 들어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정부 주도 자원개발이 쪼그라들면서 현재는 생산량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 상사 중심의 민간업체들 일일 생산량 규모가 크지 않아 SK이노베이션의 일 7만배럴 생산은 현재 국내 기업 가운데 최대 원유 생산량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 같은 성과를 올린 2ㆍ4분기는 SK이노베이션이 최초로 원유를 개발한 지 만 30년을 채운 분기였다. SK이노베이션은 '유공' 시절인 1983년 4월 자원개발을 시작해 이듬해인 1984년 7월 예멘 마리브 광구에서 첫 원유를 발견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SK이노베이션은 전세계 16개국 24개 광구, 4개 LNG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분원유 보유량은 6억3,300만배럴로 늘었다. 이는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약 9개월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 자원개발 사업은 특히 2008년 이후 급성장하고 있다. 2008년 연간 매출 5,253억원, 영업이익 2,944억원이던 실적은 2011년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5,000억원을 돌파했다. 상반기에는 매출 5,105억원, 영업이익 2,83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올 2ㆍ4분기의 경우 석유개발 사업이 매출규모로는 SK이노베이션 전체의 1.4%에 불과했지만 영업이익은 1,635억원으로 회사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1.3%를 기록했다. 석유개발 사업이 사실상 SK이노베이션의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끈 셈이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2004년 석유개발 사업을 R&I(Resource & International) 부문으로 신설 재편한 시기를 성장의 주요 전기로 꼽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당시 R&I 부문 신설을 지시해 사업을 전문화하고 이후 2007년에 페루 88광구를 찾아 시추 현장을 직접 둘어보는 등 석유개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올해는 석유개발 사업을 자원개발ㆍ생산ㆍ인수합병(M&A) 등 완성된 석유개발 사업 모델로 발전시킨다는 취지로 CIC(Company in Company)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SK이노베이션의 한 관계자는 "성장세를 유지해 일일 10만배럴 돌파를 가장 먼저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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