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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1월15일] 영일만 석유발견 소동

건국 후 최대의 낭보가 터졌다. ‘영일만 석유 발견’ 소식이다. 1976년 1월15일 박정희 대통령은 연두기자회견에서 메가톤급 뉴스를 터뜨렸다. “영일만 부근에서 원유와 가스가 발견됐다”는 소식에 온 나라가 흥분과 열광에 파묻혔다. 기대가 소문을 낳고 소문은 사실처럼 퍼졌다. ‘선진국 진입’은 물론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될 날이 오고 있다’는 식의 장밋빛 전망이 꼬리를 물었다. 그럴 만도 했다. ‘경제성 여부는 더 조사해야 알 수 있다’는 전제를 달면서도 “KIST의 성분분석 결과 질이 매우 좋은 것으로 판명됐다…땅밑에 얼마나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외국 기술자들은 ‘매우 유망하다’고 말한다”는 대통령의 발표를 국민들은 믿었다. 열기는 주식시장까지 퍼졌다. 발표 당일 종합주가지수는 400선을 처음 돌파하며 상한가 종목 수와 거래량, 거래대금 등 모든 기록을 갈아 치웠다. 대박의 꿈은 1년여 만에 깨졌다. ‘발견했다는 것은 원유가 아니라 정제된 경유’란 조작설이 나도는 가운데 추가시추도 실패하자 정부는 ‘경제성 없음’이란 결론을 내렸다. 논란은 지금도 여전하다. 업자의 집념과 대통령의 석유에 대한 애착, 과장보도가 만들어낸 해프닝이라는 평가와 함께 정치적 사기극이라는 해석이 공존한다. 분명한 것은 석유발견 소동으로 불신풍조가 팽배해졌다는 사실이다. 5공과 6공의 대륙붕 가스전 발견 발표에 대한 반응은 싸늘했다. 동해가스전의 경제성을 확인했을 때도 국민들은 믿어주지 않았다. 섣부른 발표와 확대 과장이라는 아픈 과거가 없었다면 국내외 유전을 합쳐 4% 남짓한 석유자급률은 더 높아졌을 지도 모른다. 양질의 원유가 있다던 영일만 시추공에서 나온 것은 자원개발 코스트 상승이었다. /권홍우ㆍ경제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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