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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금산분리 완화' 강행 속내는

실적 급급 경영자 아닌 "철학 가진 CEO 찾자" <br>지배구조 바꿔 외자와 힘의 균형·위기의 은행 지원도 노려


정부가 산업자본의 은행소유 확대를 뼈대로 은행법ㆍ금융지주회사법을 수술하려는 데는 은행에 주인을 찾아줘 임기 중 실적에만 급급한 전문경영인이 아닌 ‘철학을 가진 경영가’를 찾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은행의 지배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 금융산업에서도 국제무대에서 당당히 통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를 키워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특히 현재 국내 은행들이 한두 곳을 제외하고는 유동성 위기에 노출돼 있다고 보고 차제에 산업자본을 끌어들여 은행의 ‘금고’를 튼실히 하는 한편 이를 통해 외국자본이 좌지우지하는 우리 금융산업의 체질을 확 바꾸겠다는 그랜드 플랜을 내부적으로 가진 것으로 14일 파악됐다. 은행의 지배구조 변화, 외국자본과의 힘의 균형, 위기에 처한 은행 지원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금산분리 완화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진정으로 기대하는 것은 따로 있다”고 금산분리 완화를 강행하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힘들더라도 철학을 가진 경영가 나와야’=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금산분리 완화가 은행 지배구조 변화에 바람을 몰고 오기를 희망한다”고 털어놓았다. 지배구조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현행 우리 은행 지배구조하에서는 기업가는커녕 임기 중 실적에 급급한 전문경영인만 나오는 구조가 뿌리 깊게 박혀 있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금산분리 완화를 통해 10% 정도 지분을 소유한 산업자본이 등장하고 또 금융기관 주주군에 산업자본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면 새로운 지배구조 모델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모델로 눈여겨보는 것은 다름아닌 SC제일은행이다. SC제일은행의 경우 스탠다드차타드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대주주 시스템하에서 한국 금융기관과는 다른 경영철학과 비전을 가졌다는 점에 금융당국은 주목하고 있다. ◇국내 은행, 언제까지 외국자본이 차지해야 하나=외국자본과의 힘의 균형 회복에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은행 지분구조를 보면 겉으로만 한국계 은행이지 실제로는 외국인이 장악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테마섹이 대주주로 있고 다른 은행도 외국인이 사실상 장악했다. 지난 4월 기준 외국인 지분율을 보면 국민은행 81.3%, 외환은행 80.5%, 하나은행 75.1%, 신한은행 58.1%, 우리은행 13.7% 등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세계 어느 나라도 한국처럼 외국인이 경제 동맥인 은행을 쥐고 있는 경우는 없다”고 토로했다. 과거 8%에서 1995년 4%로 줄어든 산업자본의 은행 주식 보유한도를 10%로 다시 높여 외자가 독식하는 국내 금융기관에 토종자본이 주도하는 은행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은행 현재 상황 심각, 구원투수 필요하다=금융당국은 외견상 국내 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금융위 관계자는 “매우 심각하다. 은행 한두 개를 빼놓고는 유동성 위기에 노출돼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은행 건전성 유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자본을 확충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돈 끌어올 데가 마땅치 않다. 금융당국은 산업자본이 구원투수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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