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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2015년 혁신의 중심지 대한민국-황순하 UL코리아 사장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광복 70년 과학기술 대표성과 70선'을 선정했다. 1950~1960년대 대한민국의 혁신 성과는 참치잡이 기술과 비료 개발, 시멘트 소성기법, 수동식 선반 제작 등이었다. 식민지 지배를 겪고 전쟁의 잿더미로부터 이뤄낸 소중한 결실이지만 동시대에 컴퓨터를 만들고 우주인을 달에 보냈던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일견 초라해 보인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변신은 눈부시다. 전자산업과 자동차·건설·화학·생명공학·원자력공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과학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만든 스마트폰과 TV·자동차·게임, 한류 프로그램을 세계인이 즐긴다. 수치 면에서도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기준 13위, 세계 8위의 무역 규모를 갖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자 세계은행 기준 고소득 국가다.

필자가 UL에 들어왔을 때 가장 크게 놀랐던 것은 글로벌 기업들과 달리 한국지사가 북미나 유럽과 같은 급의 주요 권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각종 제품의 안전을 인증하고 성능과 효율을 검증하는 UL 입장에서는 삼성과 LG 같은 글로벌 기업의 근거지이자 혁신기술의 테스트 장소인 우리나라가 중요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선배 세대가 이뤄낸 선진 대한민국이라는 성과를 보며 느끼는 것은 무거운 책임감이다. 선배들은 무에서 유를 만들었지만 우리는 선진국의 뒤를 따라 질주하던 단계를 지나 혁신 마라톤의 선두에 서 있다. 그 누구도 밟지 않은 미지의 트랙을 질주해야 하는 지금부터는 단지 열심히, 빨리, 잘하는 것보다 무엇을 할지 올바른 방향을 잡는 게 더 중요하다.



따지고 보면 가난 극복과 산업화의 대장정을 시작했던 50년 전에도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은 사람뿐이었다. 자원 부국도 아니고 국토도 작은 우리나라가 번영과 성장의 길로 접어들 수 있었던 것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 성장과 혁신을 향한 의지와 노력이었다.

요새 경제가 어려워 앞길이 보이지 않는다고들 한다. 그럼에도 밤늦게 불이 꺼지지 않는 대학교와 산업 연구소에서, 그리고 일선 산업현장에서 혁신의 불은 계속 타오르고 있다. 지금은 어려워도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새벽 일찍부터 조찬 강연회에 수백명의 최고경영자(CEO)가 몰려드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이런 혁신의 불꽃이야말로 우리가 물려받아 다음 세대에 더 키워 전달해야 할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소중한 성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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