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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발 펜싱' 일냈다

■ 김지연 여자 펜싱 사상 첫 금<br>상대보다 두세 걸음 빨리 움직여<br>덩치 큰 유럽선수들 연이어 격파<br>"오심 여지 없애려 악착같이 뛰어"

"학창 시절 별명이 '발발이'였어요."

2일 오전(한국시간) 2012 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에서 나온 김지연(24ㆍ익산시청)의 '깜짝 금메달' 비결은 '발 펜싱'이었다.

원래 대표 후보선수로만 뛰었던 김지연은 지난해 초 김용율 대표팀 총감독의 추천을 받아 대표팀에 합류해 실력을 키웠다. 김 감독이 국내 대회에서 김지연을 눈여겨본 계기도 특유의 투지와 빠른 움직임이었다.

큰 키와 빠른 손놀림을 주로 이용하는 유럽 선수들을 꺾으려면 두세 걸음을 더 뛰는 빠른 발로 경쟁해야 한다는 게 김 감독의 지론이다. 펜싱을 시작하기 전 육상과 태권도를 했을 만큼 뛰어난 운동신경을 갖춘 김지연은 김 감독의 집중 지도로 자신의 강점인 빠른 발에 맞는 스타일을 갖춰 나갔다.

165㎝로 키는 작지만 빠른 발을 이용한 콩트라타크(역습)와 콩트르 파라드(막고 찌르기)를 연마하면서 급성장했다. 이는 이번 대회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4강전과 결승에서 맞붙은 선수들은 슬금슬금 물러나는 김지연을 향해 검을 휘두르려다가 벼락같이 치고 들어오는 공격에 번번이 당했다. 들어오는 검을 재빨리 튕겨낸 뒤 가볍게 찌르는 기술도 주요 득점 수단이었다.

빠른 발놀림을 활용한 한국식 펜싱은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는 등 최근 급성장의 바탕이 됐다. 대한펜싱협회 회장사인 SK의 든든한 후원에 힘입어 유럽 대회에 자주 출전하며 경험과 세계 펜싱 정보를 쌓은 점도 밑거름 역할을 했다.



이날 김지연의 '금빛 찌르기' 드라마에도 고비는 있었다. 4강전에서 올해 2전 전패로 밀리던 세계랭킹 1위 마리엘 자구니스(미국)를 맞아 김지연(5위)은 한때 3대9까지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2세트에서 놀라운 집중력으로 13대13을 만들더니 기어코 15대13으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세계 최강 자구니스를 꺾으며 기세가 오른 김지연은 결승에서는 초반부터 소피아 벨리카야(러시아)를 거세게 밀어붙였다. 4초 만에 첫 포인트를 내줬지만 13초 만에 4점을 연달아 뽑아 주도권을 가져왔고 11대9로 쫓긴 2세트에도 거침없는 역습 기술로 6초 동안 3점을 달아나 승기를 잡은 뒤 15대9 완승을 거뒀다.

"중학교 1학년 때 플뢰레 선수로 펜싱을 시작했다가 찌르기만 하기보다 마구 후려치는 사브르가 더 재미있을 것 같아 고교 때 사브르로 종목을 바꿨다"는 김지연은 "이번 대회 펜싱에서 오심이 많았기 때문에 오심의 여지를 두지 않으려 더 악착같이 뛰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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