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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은행 경영상태 10년동안 변한게 없다
입력2000-12-01 00:00:00
수정
2000.12.01 00:00:00
[세계의 사설] 은행 경영상태 10년동안 변한게 없다
은행이나 생명보험 등 금융기관의 9월 중간결산 결과는 일본 경제에 아직도 도사리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지난 10년 동안 일본은 금융안정제도를 확충하고 25조엔 이상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80조엔에 달하는 부실채권을 처리했다. 그러나 금융기관의 경영상태는 건전해지지 않고 오히려 일부 악화되고 있다.
은행의 중간결산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은행 본래의 업무에서 벌어들인 돈을 나타내는 업무수익이다. 이 기간 중 경기의 회복기조에도 불구, 16대 은행의 업무순익은 총 1조5,000억엔으로, 전년 동기대비 1.3%의 증가에 그쳤다.
첨단 노하우 도입은 제때 이뤄지지 않는 한편 구식 업무에 수익을 의존하는 체질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보사도 자금 운용수익률이 보험 가입자들에게 약속한 예정 수익률을 밑도는 상황이다.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기업 수익은 급속도로 회복하고 있지만 이들 기업은 설비투자비용도 은행이나 생보사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조달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은 이익을 창출하지도 못하고 일본 경제의 양지(陽地)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일본 경제의 음지(陰地)와는 갈수록 가까워지고 있다. 16대 은행들은 기간 중 당초 전망보다 1.8배나 많은 1조6,600억엔의 부실채권을 처리했다.
이를 메우기 위해 보유주식까지 팔아치웠지만 지난 9월 말 부실채권 잔액은 약 17조엔으로 3월 말보다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구태의연한 본업무에서는 이익을 내지 못하고 아무리 처리해도 부실채권은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과거 10년간 무엇이 바뀌었는가. 금융기관 자산은 바닥을 향하고 경기는 또다시 주춤해 만일 잠재부실이 부실채권으로 바뀔 경우 대책 마련은 한결 어려워질 판이다.
금융기관 재편으로 탄생할 4대 금융그룹도 주주자본이익률이 3~7%대, 공적자금 투입분 등을 제외한 자기자본비율은 4~8%대다.
양 지표가 10%를 크게 웃도는 서구 금융기관들과는 경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단순 합산식 재편의 한계가 벌써부터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최근의 엔저ㆍ주가하락 기조의 배경에는 변하지 않는 일본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증시 대책이라며 은행의 주식매각을 억제시키켜는 정부 개입도 불신감을 부추길 수 있다. 불신이 금융 시스템을 불안에 빠뜨리기 전에 금융기관들은 무엇을 버리고 무엇으로 살아갈지 명확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11월30일자>입력시간 2000/12/0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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