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 지난 2008년 도이치뱅크와 미화 4억 달러를 차입하는 금융거래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대한민국 신용부도스왑(CDSㆍCredit Default Swap)스프레드는 500bp이상 올라갔고 원금을 예상보다 빨리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후 미화 4억원을 돌려받은 도이치뱅크는 원금 외에도 기타비용이 발생했다며 미화 2,849만달러도 청구해 이번 소송이 시작됐다.
재판부는 우선 하나은행이 도이치뱅크와 맺은 계약의 성격에 대해 "해당 파생거래약정은 신용부도스왑(CDS)가 아닌 총수익스왑(TRS)과 이종통화스왑(CCS)을 결합한 준거자산스왑"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원금을 조기에 상환하면서 도이치뱅크가 입은 손실이 실질적으로 인정되며 하나은행은 도이치뱅크가 대출약정 종료로 입게 된 손실을 물어내야 한다"며 "도이치뱅크가 기타비용을 산정한 계산방식은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법원은 이들 두 회사가 TRS나 CCS를 위해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았더라도 거래 내역을 뜯어보면 두 파생거래약정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고 본 것이다. 또 실질적으로 이 계약이 도이치뱅크에 하나은행에 변동금리(Xbps)를 지급할 의무를 부과하는 동시에 하나은행은 갚아나가야 할 미화 4억 달러에 대한 대출이자를 줄여준다는 점도 인정됐다.
총수익스왑(TRS)은 신용위험을 거래하는 신용파생 금융상품의 일종으로 대출 만기일이 왔을 때 처음에 담보로 내 준 준거자산과 빌려 쓴 돈을 그대로 교환하되 빌린 돈의 상환금액을 변동금리에 따라 달라지도록 하는 거래방식이다.
서로 다른 통화로 대출하는 효과를 지닌 이종통화스왑(CCS)은 서로 다른 두 통화의 원금을 계약시의 환율로 교환하고 일정 계약기간 동안 두 통화의 금리를 교환한 뒤 만기에는 명목자산인 원금을 주고받는 약정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