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증시 '과열 경고음' 커진다 주가 2년새 3배 껑충… PER 35배 "中·印앞서"일부 "수개월내 최소한 30%정도 급락 가능성"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베트남 증시의 과열 경고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년 동안 주가가 3배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베트남 정부가 과열로 치닫고 있는 증시를 안정시키기 위해 강력한 조치를 마련할 가능성이 높아 증시에 충격이 가해지면 하락 강도가 클 것이란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베트남 증시가 수 개월내 30% 이상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까지도 제기되고 있다. ◇증시 30% 하락 가능성=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수도 하노이에서 개최된 베트남 투자포럼 참석자들은 베트남 기업들의 주가가 실적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갔다고 경고했다. 홍콩 LIM자문의 딘 반 드라섹 최고책임자는 "우리는 지금 위험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최소한 30% 정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어느 증시도 조정을 거치지 않고 이러한 수준까지 올라선 경우를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오퍼튜니티펀드의 피아크라 맥카나 리서치 팀장도 "지수가 750포인트까지 빠질 위험이 있다"며 "주가가 급격한 조정을 받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재 지수가 1,117.25 포인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33% 가량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베트남 증시는 지난 2005년 이후 과열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무서운 속도로 올랐다. 지난해 146% 상승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49% 폭등한 상태다. 2005년 말 307.50 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던 것과 비교하면 누적수익률이 263%나 된다. 시가총액도 2005년말 5억달러에서 20일 현재 158억달러로 무려 32배나 늘었다. ◇주가수익률 35배, 중국ㆍ인도보다 높아= 과열 우려는 주가수익률(PER)이 다른 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데서도 드러난다. 베트남주식의 평균 PER는 올해 35배에 달한다. 중국에서 외국인이 주로 투자하는 상하이ㆍ선전지수는 30배, 인도의 센섹스지수는 18배다. 특히 베트남의 성장률이 지난해 8.2%라는 고성장을 구가했지만 중국(10.7%)과 인도(9.2%)에 비해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는 분석이다. 증시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한 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부담요인이다. 실제 베트남 재경부는 이달 초 '개미(개인투자자)'의 주식 투자수익중 25%에 대한 과세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응웬신험 부총리는 "증권시장 규제는 없다"면서도 불법 자금에 대한 처벌과 주식 투자용 대출 규제를 지시하기도 했다. 또 전문가들 사이에는 증시 과열을 막기 위해 국영기업을 대거 상장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지나친 비관론이라는 비판도 있다. PXP베트남애셋매니지먼트의 케빈 스노우볼 애널리스트는 "아직도 증시 주변에 자금이 풍부하게 널려 있다"며 "조정이 오히려 매수기회로 작용, 연말에는 1,300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반박했다. 입력시간 : 2007/03/2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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