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KK'라는 말이 있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고 까라면 까라'는 뜻. 토론문화가 없었던 한국의 기업문화를 빗댄 말이다. 권위적 문화였기 때문에 불가능한 목표를 앞에 두고 힘들다거나 불가능하다고 말하면 '하라면 하지 무슨 말이 그리 많으냐'고 윽박지르던 장면이 기업 현장 곳곳에서 노출돼 왔다.
저자는 정보화 시대가 경영파괴의 시대를 불러왔다고 진단하고 경영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라고 주문한다. 정보화 및 스마트 시대에는 통제 경영 대신 조직원에게 자율과 책임을 부여해 자율적 주도권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것. 20년간 진행해온 강의록을 한 권의 책에 담은 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기업들의 혁신 사례를 근거로 '창조적 파괴자' '미친 경영자'가 필요해졌다고 강조한다. '미친 경영자'란 확고한 경영철학으로 종업원을 설득하고 감동시킬 수 있는 수장을 말한다. 개개인의 삶의 비전과 기업의 존재가치 이유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물불 가리지 않는 뜨거운 열정도 리더에게는 필수 덕목이라고 지적한다. 지금은 상식의 시대가 아니라 역설의 시대라는 것. 그러면서 '통제경영으로부터의 작별'을 주문한다.
그는 P&G가 직원 각자에게 맡은 일을 책임지게 한 방식을 주목한다. 구글의 개방적이고 도전적인 기업 문화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조직원들이 잠재력을 드러내 혁신을 낳게 하는 경영 사례라는 것이다. 저자는 '자율적 주도권'을 설명하기 위해 멧돼지와 집돼지 이야기를 꺼낸다. 멧돼지가 날렵한 것은 자율과 책임 아래 개성적이고 독립적인 행동을 하기 때문이며, 집돼지는 규제와 보호라는 틀 속에 안주해 의존적인 행동을 하기 때문에 미련하다는 것이다. 조직 내 자율성의 크기에 따라 구성원이 멧돼지가 되느냐 집돼지가 되느냐가 결정된다고 그는 말한다.
저자의 기본적인 시각은 기업이 당면한 문제의 기본은 낮은 경쟁력이며 결국 경영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의 수준을 가장 낮은 '지시통제경영', 목표를 주고 일을 시키는 '목표관리경영', 자율적 주도권을 강조하는 '비전경영' 3단계로 나누고 '비전경영' 수준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선진기업을 따라가는데 성공했지만 이제 주도권을 가지려면 그 같은 문화가 달라져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불신에서 신뢰, 통제에서의 자율, 소외에서 참여, 대립에서 협력으로 조직의 문화를 바꾸라는 주문이다.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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