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장들이 저축은행의 부실 처리를 위해 예금보험료중 일부를 공동계정에 넣는 방식에 대해 조건부 찬성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신동규(사진) 은행연합회장은 1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은행장들이 10일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 만나) 예보 공동계정 설치안에 대해 ‘상시적’이 아니라 ‘긴급한 비상상황’에 한해서라면 검토할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조만간 금융당국과 이 같은 절충안에 대해 협의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예보 공동계정안은 상시적으로 은행들이 예금보험료의 일부를 공동계정에 넣는 것으로 돼 예금자보호법의 근본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다만 저축은행의 문제가 터지면 결국 은행권까지 위기를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비상 상황에 한해서라면 (은행장들이) 동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울러 “공동계정에 출연한 재원으로 저축은행들의 부실채권을 사들인 뒤 해당 채권을 되팔아 회수된 자금은 은행들이 공동계정에 출연한 금액의 비율에 비례해 돌려받도록 하는 보완책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동계정에 출연한 예보료중 최소한 60%가량은 회수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신 회장은 지난 2009년 영국에서도 손해보험업계의 부실 문제로 금융권 전체가 흔들릴 위기에 처하자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이 공동 계정을 만들어 손보업계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고 썼던 전례가 있다”며 “우리나라의 저축은행 문제도 비슷한 상황 같다”고 분석했다. 다만 공동계정에 출연할 예금보험료의 범위에 대해선 아직 은행들간 조율이 마무리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 회장은 은행들이 이미 적립한 예보료중 일부를 공동계정에 넣자는 의견이 대세라고 설명했으나 은행장 중 일부는 기존에 적립한 예보료는 건드리지 말고 앞으로 은행들이 낼 예보료중 일부를 출연해 재원을 만들자는 입장이다. 한편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이 예금보험료 중 절반을 공동계정으로 이관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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