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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민주화모임] '진보의 패러독스' 출간

「블레이드 러너」·「터미네이터」·「매트릭스」등 대부분의 공상과학영화들은 미래 사회에 대해 이처럼 비관적인 전망을 내린다. 프랑켄슈타인 등 이른바 「미친 과학자(MAD SCIENTIST)」들도 SF 소설이나 영화에서 단골 매뉴이다.과학이 무한대로 발전할수록 사람들의 불안감도 깊어간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오래전 인류는 원자폭탄이 한꺼번에 수십만명의 인명을 살상하는 것을 목격했고, 환경이 파괴되면서 생태계가 중대한 위협에 노출되어 있음을 하루하루 실감하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의 민주화를 추구하는 「참여연대 과학기술민주화를 위한 모임」(이하 과민모)에서 펴낸 「진보의 패러독스」는 날로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는 과학기술의 문제들을 시민운동의 영역으로 포괄해들여 그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책이다. 김환석 국민대 교수(과민모 대표)등 14명의 필진은 이 책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시민참여의 이론적 모색을 추구하고 오늘날 시민참여가 시급하게 요청되는 진행중인 과학기술의 영역들을 더듬어간다. 또 지난 2년간 과민모를 비롯한 시민운동 단체들이 펼쳐온 과학기술 민주화의 사례들도 보여준다. 아직 우리 사회에는 과학기술을 성장의 핵심적 수단 혹은 진보적인 생산력의 화신으로만 바라보려는 도구주의적 관점이 팽배한 실정. 과학기술의 민주화가 그 어느 나라보다 급선무적인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그동안 과학기술의 민주화와 관련해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경우도 있다. 가령 지난 88년부터 촉발된 전자주민카드가 그것이다. 정보화라는 미명하에 발상된 전자주민카드는 그러나 일반 국민의 사생활을 철저하게 통제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사회 전체에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전자주민카드 문제는 선거를 앞둔 각 정당의 이해득실이 맞아떨어져 백지화되기에 이르렀지만 과학기술의 민주화를 위한 논쟁에서 중요한 단서들을 남겨놓았다. 이 책에서는 이처럼 과학기술의 민주화를 그 원점부터 심도있게 다루고 있는것은 물론 새롭게 부상되고 있는 과학과 페미니즘의 관계 등도 다루고 있다. 또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주최로 유전자조작 식품과 생명복제를 주제로 열린 시민합의회의, 그리고 갖가지 생명공학 감시운동 등을 소개하면서 과학기술 민주화운동의 전략과 전술을 제시하고 있다. 도서출판 당대 펴냄. 1만2,000원. 이용웅기자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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