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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바늘과 아편' 20여년만에 다시 연출한 르파주

"오래된 사랑처럼… 초연때보다 더 성숙해졌죠"


연극 ''바늘과 아편'' 공연 장면 /사진=LG아트센터

1991년 작품 업그레이드… 17일부터 국내 무대 올려

1인극서 2인극으로 변화… 사랑과 이별후 상실감 그려

뉴욕거리·파리 재즈클럽 등 첨단기술 활용한 무대도 백미


'무대 위 마법사', '이미지 연극의 대가', '현대 연극의 혁신가'… 수많은 수식어의 주인공이자 캐나다 출신의 천재 연출가 로베르 르파주(사진). 그를 세계 연극계에 각인시킨 걸작 '바늘과 아편'이 새 버전으로 변신해 오는 17~19일 한국 관객과 만난다. 르파주의 작품이 한국에 오는 것은 2003년 '달의 저편'과 2007년 '안데르센 프로젝트' 이후 8년 만이다.

"오래된 공연이지만 오늘날 우리에게 하려는 말이 여전히 있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LG아트센터에 따르면, 르파주는 1991년 초연한 작품을 20여 년 만에 재정비, 새로운 모습으로 만들게 된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초기작을 다시 만드는 것은 최대한 피해왔다"는 르파주는 바늘과 아편의 배우 마크 라브래쉬의 적극적인 제안에 지난 공연 영상을 본 뒤 작품이 가진 메시지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데서 용기를 얻었다.



르파주가 작·연출한 '바늘과 아편'은 20세기 문화 예술계의 거장인 프랑스 영화감독 장 콕토와 미국의 유명 재즈 뮤지션 마일즈 데이비스가 실연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약물에 의존하고 서서히 중독돼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르파주는 두 실존 인물에게 1949년 일어났던 실화를 바탕으로 허구 인물인 캐나다 출신의 배우 '로베르'의 이야기도 함께 녹여낸다. 실존인물과 허구 인물의 이야기가 뒤섞이는 동안 사랑의 중독과 이별 후의 상실감이 무대 위에 그려진다.

초연 당시 1명이던 출연 배우는 2명으로 늘어났다. 초연 무대에서 직접 연기도 했던 르파주는 "25년 전엔 내가 장 콕토, 마일즈 데이비스, 로베르를 모두 연기했다"며 "당시 백인인 내가 흑인인 마일즈 데이비스를 연기하는 것은 민감한 부분이 있어 그를 그림자로 처리했는데, 이번에 다른 배우를 초청해 마일즈 데이비스 장면에 살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로베르도 30대에서 50대로 바꾸었다. 로베르는 작품 구상 당시 역시 실연에 빠져 있던 르파주의 모습을 투영한 캐릭터. 같은 인물의 나이 변화를 통해 더는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은 남자의 이별 후의 아픔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르파주 작품의 백미인 첨단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독특한 무대 연출도 한층 세련되게 변했다. 공중에 매달린 거대한 큐브가 회전하며 뉴욕의 거리, 파리의 재즈 클럽, 별빛 쏟아지는 밤하늘을 콜라주처럼 펼쳐 보인다. 큐브의 삼면을 비추는 영상, 배우의 동작이 맞아떨어지며 극이 이뤄지는 장소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첨단 기술은 새로운 글쓰기 방법이자 한 종류의 펜이요 붓일 뿐"이라는 르파주는 이 도구를 활용해 "사람을 한 데 모으고, 그들과 교감하는 것이야말로 연극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사랑은 지나간 후에 깨닫는 것이 많은 이유로 이번 버전이 초연보다 훨씬 성숙하고 깊어졌다."(르파주 연출 노트 中) 더 깊은 감수성으로 태어난 '바늘과 아편'은 17~19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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