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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10월 2일] 포기해선 안될 '핵심가치'

'지속적인 생존과 성장'을 꿈꾸는 기업이라면 어떠한 위기상황에서도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기업의 핵심가치다. 지난 2000년대 초반 미국 정보통신(IT)업계의 버블이 붕괴되면서 많은 기업들의 수익이 급감하자 인텔의 아성을 위협하던 AMD는 연구개발(R&D) 투자비중을 크게 축소해 위기를 타개하고자 했다. 반면 인텔은 오히려 R&D 투자비중을 확대, 기술과 기업가치 면에서 AMD를 멀리 따돌릴 수 있었다. IT업계의 핵심가치가 기술혁신이라면 필자가 몸담고 있는 생활용품 유통업계의 핵심가치는 '상품력, 즉 소비자가 느끼는 가격 대비 상품의 가치'가 아닐까 한다. 필자가 전개하는 균일가 숍 '다이소'에서 2,000원에 판매하는 넥타이와 백화점에서 20만원에 판매하는 넥타이의 품질이 100배나 차이가 날까? '가격 대비 상품의 가치'를 산술적으로만 계산한다면 모든 남성들이 다이소 넥타이를 사는 게 당연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소비자는 상품에 대한 자신의 가치기준, 브랜드 명성, 주위 사람들의 평가ㆍ선호도, 구매경험 등에 따라 구매를 결정한다. 소비자의 가치기준은 상대적ㆍ주관적이지만 자신이 구매한 상품의 가치가 지불한 가격 이상이라고 느껴야 만족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돌이켜보면 필자에게 지난 1년은 정말 끔찍한 전투와 같았다. 필자가 운영하는 회사는 균일가 생활용품 유통업태의 특성상 수익률이 낮은데 금융위기로 환율이 급등해 수익이 악화됐다. 적자와 제로 수익 사이에서 줄타기가 계속되자 간부들은 가격인상이 불가피함을 건의하기 시작했다. 논리적으로는, 그리고 산술적으로는 그들의 건의가 맞았다. 하지만 필자가 운영하는 기업의 핵심가치는 상품력이다. 가격을 올려 당면한 위기를 극복할 수는 있겠지만 기업의 지속적인 생존과 성장을 담보해줄 핵심가치가 크게 훼손돼 복구하기가 매우 힘들 것이다. 결국 우리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때로는 가뭄ㆍ홍수ㆍ병충해로 일년 농사를 망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또 다시 씨를 뿌려 마침내 결실을 거두는 뚝심 있는 농부처럼, 기업이 지속적으로 생존하고 성장하려면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핵심가치를 지켜가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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