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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머징마켓 '먹구름'

터키·아르헨등 경제위기 불안 다시 고조터키, 아르헨티나 등의 경제위기 발발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고조되며 주요 이머징 마켓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최근 급락하고 있다. 또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의 경기둔화와 증시폭락으로 이들 지역의 올해 성장 및 수출목표치가 하향조정되는 등 이머징 마켓의 금융시장이 불안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15개 부문의 경제개혁을 약속한 터키의 개혁작업이 지체되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야당인 미덕당은 3일 집권 연립3당이 설탕의 생산과 판매에 정부개입을 축소하는 법안을 제안하자 종전의 찬선입장을 번복하고 반대의사를 명확히 했다. 설탕 부문의 민영화는 터키정부와 IMF의 합의사항 가운데 하나다. 여기에다 에니스 오크수즈 운송통신장관은 이날 국영 터키항공의 민영화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은행 부총재 출신인 케말 데르비스 신임 재무장관이 지난 주 워싱턴, 파리 등을 돌며 지원을 호소했지만 '개혁안이 실행된 뒤 보자'는 원칙적인 답변만을 듣고 돌아왔을 뿐이다. 터키 정가에서는 이에 따라 은행구조조정, 국영기업 민영화 등 IMF와의 합의사항 전체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리라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터키정부는 이달말까지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약속했지만 상당 부문의 경우 아예 초안조차 내놓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지난 3월 도매물가마저 10.1%나 급등, 인플레 불안마저 확산되고 있다. 이 여파로 터키 리라화는 3일 한때 16%나 폭락했으며 증시 역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월22일 터키정부가 고정환율제를 포기한 뒤 40여일만에 리라화 가치는 무려 44%나 하락했다. 남미에선 아르헨티나의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데다 미 증시 폭락 여파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브라질, 칠레 등 이웃 국가들의 통화가치가 연일 사상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브라질 헤알화는 3일 달러당 2.177 헤알을 기록 지난 94년 7월 외환거래가 시작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헤알화 가치는 올들어서만 11.5%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억제를 최우선 목표로 하는 브라질 중앙은행이 지난달에 이어 재차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칠레 페소화도 이날 한때 달러당 599.25페소까지 떨어지며 사상최저치를 경신했다. 대미(對美) 수출감소로 인한 이머징마켓 국가들의 경제성장 하향예측도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9.9% 증가했던 싱가포르는 4일 당초 5~7% 정도로 예상했던 경제성장 전망치를 추가로 낮출 방침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중앙은행격인 통화국은 이날 미국경기 둔화와 세계전자산업의 성장세 감소로 성장목표치를 하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타이완, 말레이시아 등 이 지역 이머징 마켓 국가들도 올들어 수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경제성장률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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