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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다시 '에너지 대란' 공포

러시아-벨로루시 천연가스 가격협상 난항으로<br>러 가즈프롬 "천연가스값 2배이상 인상" 고수<br>벨로루시 "러~유럽 파이프라인 차단" 맞서<br>EU 25개국 "추운 겨울 또 오려나" 전전긍긍

블라디미르 세메쉬코 벨로루시 부총리

알렉세이 밀러 가즈프롬 CEO


유럽이 다시 에너지 대란 공포에 빠졌다. 러시아와 벨로루시가 가스가격 인상을 놓고 '힘겨루기'를 하면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벨로루시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가격을 2배 이상 올리려 하자, 벨로루시가 이에 반발해 자국을 통과하는 러시아~유럽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차단할 뜻을 밝혔다. 유럽 국가들은 지난 겨울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가스분쟁으로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돼 큰 고통을 겪은 바 있어 이번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세메쉬코 벨로루시 부총리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즈프롬과의 천연가스 가격협상이 결렬된 직후 "벨로루시와 가즈프롬은 상호의존적(inder-dependent)"이라며 "우리가 가스공급 계약을 맺지 못한다면 가즈프롬도 (벨로루시를 통과하는) 가스관의 계약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알렉세이 밀러 가즈프롬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안에 가스가격 인상안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모스크바 시간으로 내년 1월1일 오전 10시부터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고 선언한데 대한 맞대응으로 나온 것이다. 가즈프롬과 벨로루시는 그동안 천연가스 가격 인상안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해왔다. 현재 벨로루시는 러시아에 가스 수송망을 제공하는 대신 유럽국가 보다 5분의 1 수준의 가격으로 러시아 국내 가격과 동일한 1,000㎥당 46.68달러의 요금으로 천연가스를 공급 받고 있다. 지난 25일 가즈프롬은 1,000㎥당 200달러를 내라는 당초 요구 안에서 후퇴, 벨로루시의 국영가스 수송업체인 벨트란가즈의 지분 50%를 양도한다면 가스공급 가격을 105달러까지 낮춰주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벨로루시는 "벨트란가즈를 영향력에 둠으로써 천연가스 공급에 대한 정치ㆍ경제적인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터무니 없는 제안"이라며 거부했다. 가즈프롬의 밀러 CEO 역시 "우리는 산타클로스가 아니다"다 "더 이상의 선물(가격 할인)은 없다"고 밝혀 양측의 협상은 결렬됐다. 양국이 협상마감 시간인 31일까지 원만한 타협점을 찾지 못할 경우 지난해와 같은 가스공급 중단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유럽연합(EU)에 따르면 EU 소속 25개 국가는 천연가스의 40%, 원유의 30% 이상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할 정도로 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 가즈프롬은 유럽연합(EU) 가스 수요의 절반 가량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 중 20% 이상이 벨로루시를 거쳐 수출되고 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밀러 가즈프롬 CEO가 독일과 폴란드, 리투아니아에 내년부터 가스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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