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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안정 신호인가 통계 착시인가

생산자물가 상승률 29개월만에 최저<br>5월 1.9%로 두달째 내림세… 금리 인하론에 힘 실릴듯<br>한은 "장기 추세 지켜봐야"


통계적 착시인가, 아니면 실질적인 물가안정인가.

올 들어 국내 물가가 안정세로 접어들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기준금리 인하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소비자물가가 2%대로 안정된 만큼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한은은 무상보육 등 '무상 시리즈' 효과를 제외하면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신중한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소비자물가에 선행하는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이 1%대로 크게 떨어지며 금리 인하론에 불을 지폈다.

11일 한은에 따르면 5월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9% 오르는 데 그쳤다. 2009년 12월 1.8% 이후 2년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4%대를 맴돌던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올 1월 3.4%, 2월 3.5%, 3월 2.8%, 4월 2.4% 등으로 꾸준하게 내렸다.

물가의 추세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전월 대비 상승률도 3월 0.6%, 4월 -0.1%, 5월 -0.6% 등으로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두바이유 평균 가격이 4월 117.3달러에서 5월 107.3달러로 하락하는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안정된 것이 생산자물가를 끌어내렸다"고 말했다 다른 공산품과 달리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은 유가 변동에 민감하다.

국제유가가 내리면 통상 2주 후에는 석유제품 가격의 변화를 유발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5월 들어 배추 등 채소류 가격이 전년보다 37% 이상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였지만 이는 지난해 채소 값 하락이 반영된 기저효과 때문이다. 실제 전월 대비로는 오히려 11.4% 가격이 떨어졌다.

하지만 한은이 물가안정의 지표로 삼고 있는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에 그쳐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중심치인 3%를 크게 밑돌았다. 하지만 무상보육ㆍ무상급식 등 무상 효과를 제외하면 여전히 3.2% 수준으로 추정된다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이른바 '무상' 시리즈가 야기한 통계적 착시라는 얘기다.



중장기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소비자들의 기대인플레이션도 4%대를 찍었다가 최근 3.7%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한은 관계자는 "무상 시리즈는 일회적인 물가하락 요인일 뿐 지속적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지난주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성장의 하방 위험이 더 커졌다"며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도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금리 인하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것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물가 부담이 줄어든 만큼 유럽 위기가 국내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지표로 확인되면 즉시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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