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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샌프란시스코… 따뜻한 태양의 도시서 달콤한 자유를 누리다

넘실대는 언덕길…발길 잡는 쇼핑·레스토랑… <br>리바이스·갭 등 유명 브랜드 매장 즐비<br>Pier39엔 바다사자들 '시체놀이' 볼만<br>현대예술박물관선 앤디워홀 등 작품 전시

샌프란시스코는 '금문교'가 대표 상징물이지만 금문교 말고도 쇼핑가, 레스토랑, 박물관, 케이블카 등 즐길거리가 많다. 특히 매년 1, 2월은 캘리포니아의 따뜻한 태양을 즐기려는 방문자들로 북적댄다.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언덕길을 걷다 지치면 케이블카에 올라타면 된다.

고가 청바지로 유명한 삭스 피프스 애비뉴(Saks Fifth Avenue)와 쥬얼리 명품 티파니가 있는 파월스트리트.

과거 어부들의 선창이었던 피셔맨즈 워프에서 누워 있는 바다사자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관람객을 맞는 리전 어브 아너 박물관.

호색한ㆍ도박꾼ㆍ난봉꾼으로 불리는 자코모 카사노바. 냄새 나는 치즈와 여성의 향취에 열광하며 50년 동안 유럽의 도시를 여행한 카사노바가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 온다면 어디에 가장 오래 머물까. 샌프란시스코가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뉴욕이 흐린 날의 우울함으로 깊은 생각에 빠지게 한다면 샌프란시스코는 캘리포니아 특유의 상쾌함과 함께 뭘 해도 좋을,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을 자유를 느끼게 해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생각은 발끝에서 나온다는 말은 주머니 속으로 집어넣는다. 대신 그저 발 닿는 대로 아무 생각 없이 천천히 걸어본다. 겨울 샌프란시스코는 외국인보다 미국인 관광객들로 붐빈다. 춥고 습한 뉴욕이나 보스턴에서 출발해 캘리포니아로 오는 비행기는 대부분 만석이다. 1, 2월 샌프란시스코 중심가는 노숙자들의 천국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노숙자들이 관광객을 위협하거나 방해하지는 않는다. 노숙자들 역시 따뜻한 캘리포니아의 태양이 그리웠을 뿐이다. 천천히 걷다 보면 유니언스퀘어에 닫는다. 남북전쟁 당시 북군을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려 광장 이름이 연방을 뜻하는 유니언(union)이다. 한낮의 유니언스퀘어는 길거리 미술가들의 영업장이다. 10분이면 완성되는 캐리커처를 사진으로 찍어 트위터나 페이스북에 올리고 우두커니 서서 작품을 구경하면 큐레이터라도 된 듯한 기분이다. 유니언스퀘어는 쇼핑할 곳과 톡톡 튀는 레스토랑이 구석구석 자리잡고 있다. 광장 정면으로 메이시백화점, 광장 뒤로는 한국에서 고가 청바지로 유명한 삭스피프스애비뉴(Saks Fifth Avenue)와 주얼리 명품인 티파니가 있다. 마켓스트리트에는 각종 명품매장과 리바이스ㆍ갭 등 의류 브랜드 매장이 쇼핑객들을 유혹한다. 보통 세일기간인 1월 말 마켓스트리트에서 잘만 고르면 아웃렛보다 싼 가격에 패션 제품을 살 수 있다. 스티브 잡스도 아마 청바지와 신발을 여기서 사지 않았을까. 유니언스퀘어를 중심으로 파월스트리트ㆍ바네사애비뉴 등에 있는 셰프레스토랑은 도심의 보물이다. 80년 전통의 스테이크 레스토랑 '맥스', 매콤한 멕시코 요리를 선사하는 '루비오', 해산물 전문점 '레드랍스타' 등이 가던 길을 멈추게 한다. 유니언스퀘어에서 천천히 언덕길을 오르다 지치면 멈춰서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인 케이블카에 뛰어오르면 그만이다. 굳이 종점에서 한 시간씩 기다리는 것보다 이곳저곳 구경하며 걷다가 다리를 쉬게 하고 싶을 때 매달렸다가 내리고 싶을 때 내리면 된다. 하이드스트리트에 내리면 보이는 룸바드스트리트. 27도의 경사를 이루고 구불구불 굽어진 길을 따라 파스텔톤의 집들이 색다른 풍경을 만든다. 근처 차이나타운은 샌프란시스코의 역사를 보여준다. 지난 1852년 2만5,000명의 중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오며 형성된 차이나타운은 1907년 대지진을 겪으면서도 명맥을 유지했다. 화교의 생명력이 지금도 여기저기에 살아 있다. 차이나타운에 있는 샌프란시스코 최초의 성당인 올드세인트메리 성당은 1854년 크리스마스에 세워진 시계탑 밑에 '아들아 시간을 아끼고 악에서 멀어져라'라는 말이 새겨져 있다. 당시 환락가였던 이곳에 성당을 세우며 걱정이 됐던 모양이다. 언덕길을 내려와 커피 한잔이 생각나면 아이리시커피로 유명한 부에나비스타를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해가 지면 히스패닉풍의 바에서 쿠바 음악을 들으며 마시는 맥주 한잔은 잊을 수 없는 이국의 맛이다. 배의 키를 본뜬 친절한 안내판과 함께 크랩 찌는 냄새가 진동하는 곳은 피셔맨스워프. 어부들의 선창이 지금은 랍스터와 새우 등 해산물 먹을거리를 파는 거리로 바뀌었다. 커다란 빵에 조개 수프를 넣어 파는 부딘이나 알리오토에서 먹을거리를 사 바다 쪽으로 나오면 숀 코너리와 니컬러스 케이지가 출연한 영화 '더 록'의 무대이며 미국 인디언 저항운동의 상징인 알카트래즈가 눈앞에 보인다. 피셔맨스워프에는 색다른 볼거리도 있다. Pier39에는 시체놀이에 열중하는 바다사자들을 만날 수 있다. 골든게이트(금문교) 쪽으로 걷다 보면 초콜릿 향기에 취한다.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초콜릿 공장인 기라델리스퀘어에서는 누구든지 공짜로 초콜릿을 맛볼 수 있다. 맛만 보고 그냥 가야지 하면서도 입안에 녹아든 초콜릿 맛은 한 봉지 사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여행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기라델리스퀘어에서 바다 건너 보이는 샌프란시스코의 부촌 소살리토, 와인 천국 나파밸리, 히피 문화의 상징 버클리 등도 강력추천 여행지다. 나파밸리에서는 충동구매를 조심하자. 56㎞에 펼쳐져 있는 포도밭과 250개의 와이너리에서 나온 와인 향에 빠져 손에는 어느새 두세 병의 와인이 들려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박물관ㆍ미술관 같은 문화의 향기를 즐길 수 있다. 골든게이트 공원에 위치한 드영박물관의 1층 특별전시실에서는 연중 새로운 전시가 열린다. 17세기부터 21세기까지의 미국 작품이 주로 전시된다. 유럽풍의 리전오브아너박물관 입구에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관람객을 맞는다. 샌프란시스코 문화의 상징으로 불리는 현대예술박물관(SFMOMA)은 앤디 워홀 등 유명 화가들의 그림이나 사진 등을 정형화된 액자에 넣지 않고 자유롭게 전시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길거리 예술이나 디자인 작품들도 볼 수 있다. 유대인박물관도 볼거리다. 1940~1980년대 유대인들의 음악은 물론 유대인 작가들의 작품 등이 전시돼 있다. 특이한 것은 보통 미술관이나 박물관과 달리 집안에 편하게 앉아 작품을 감상하듯 전시공간이 마련돼 있는 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자연사박물관ㆍ국립해양박물관ㆍ케이블카박물관 등도 들러볼 만한 곳이다. 박물관 근처 공원에서 주의할 점 하나. 친절한 히피 아저씨가 권하는 담배는 정중히 거절하자. 담배가 아닐 수 있으니…. 샌프란시스코의 자유에 너무 푹 빠져도 곤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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