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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조용한 돌풍

빈민 청년·부자 장애인<br>상위 1%와 하위 1% 우정 그려<br>22일 개봉이후 2위 행진


언터처블(Untouchable)은 브라만·크샤트리아 등 인도 카스트 제도의 4대 신분 가운데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최하층 불가촉천민을 뜻한다. 미래에 대한 고민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빈민촌 출신의 청년 드리스는 언터처블이다. 가진 것이라곤 돈 밖에 없는 부유한 사람, 그러나 갑작스런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고 이어 아내까지 세상을 떠나면서 절망적인 삶을 살아가는 최상류층 필립이 있다. 필립은 자신의 수족이 되어줄 사람이 필요했고, 드리스는 복지연금을 받기 위해 구직활동을 했다는 증명서가 필요했다. 하위 1%와 상위 1%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동거는 그렇게 시작된다.

영화 '언터처블:1%의 우정'(이하 언터처블)얘기다. 이미 프랑스 박스오피스 10주 연속 1위로 2,100만 관객을 무장해제시킨 영화가 한국에서도 흥행 기지개를 켤 모양새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2일 개봉 이후 줄곧 20%대의 점유율로 박스오피스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상업성과는 거리가 있다는 프랑스 영화의 공식을 탈피하고 조용하지만 돌풍 조짐을 보이고 있는 '언터처블'의 매력은 무엇일까.

극의 흥미를 배가시키는 건 음악이다. 압권은 필립의 생일 파티 장면.'비발디의 사계'등 따분한 클래식만 들려주는 필립에게 드리스는 진짜 음악은 이런 거라며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의 '부기 원더랜드(Boogie Wonderland)'를 추천한다. 드리스의 코믹한 춤사위와 흥에 어느덧 어깨가 들썩여진다. 영화는 억지 감동과 억지 웃음도 강요하지 않는다. 자유분방하고 솔직한 남자 드리스, 그의 거침없는 말과 행동이 왠지 껄끄럽게 다가오지 않는다. 갤러리에 걸린 그림을 3만 유로에 사려는 필립을 향해 드리스는"종이에 코피 좀 튄 걸 3만 유로에 사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자신이 돌보는 이가 전신마비 환자인 것 조차 전혀 개의치 않는다. 부러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필립 앞에서 초콜릿을 맛있게 먹으며 먹고 싶으면 빼앗아보라 실없는 농을 건넨다. 무례하게 느낄 법도 한데 필립의 마음은 다르다. 드리스의 전과 기록은 그에게 중요하지 않다. 필립은 친구에게 말한다."드리스는 내가 장애인이란 걸 잊고 사는 것 같거든. 이 산 송장한테 전화기까지 건네줘. 날 보통사람처럼 대한다니까."상위 1% 남자 필립와 하위 1% 남자 드리스,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며 마음의 간극을 좁혀나가는 것을 보며 관객의 마음도 무장해제 된다.



'언터처블'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극의 말미 실제 주인공의 현재의 삶이 담겨 소개된다. 재혼해 두 딸을 얻은 필립, 목표 없는 삶에서 벗어나 당당히 사업체를 운영하며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애브델(극 중 드리스)이 서로 마주보며 미소 짓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냄새'를 한아름 느껴본다. 이렇다 할 반전과 뚜렷한 기승전결은 없지만 감동과 코믹, 치우침 없는 앙상블에 관객은 어느덧 빠져들고 만다. 귀를 즐겁게 하는 음악은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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