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타클로반은 공항이 폐허로 변해 항공편 운항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전력과 통신도 모두 끊긴 상태다. 인근 사마르섬에도 한국인 여행자가 있을 가능성이 커 연락두절 신고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이날 현지에 영사와 행정원을 파견한 데 이어 대사관 직원 1명을 추가로 급파해 한국인의 소재 파악에 나설 계획이다. 외교부도 신속대응팀을 피해지역에 보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이르면 13일께 타클로반에 의료지원단과 구조대를 파견하기로 했다.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난 필리핀에서는 본격적인 구호 및 복구활동이 시작됐지만 도로ㆍ항만ㆍ공항ㆍ다리 등이 파괴돼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취임 후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한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타클로반에 군대를 급파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으나 지역 주민 21만명은 군용기 단 3대가 전해주는 구호물품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으로 또 다른 태풍이 접근하고 있어 피해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날 필리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심부 최대 풍속이 시속 55㎞인 태풍 '소라이다(Zoraida)'가 중남부 지역으로 접근, 7개 주에 주의보가 발령됐다. 소라이다는 최대 풍속이 시속 349㎞였던 하이옌보다는 위력이 약하지만 하이옌이 휩쓸고 간 지역을 따라 이동할 가능성이 있어 구조 차질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필리핀을 쑥대밭으로 만든 하이옌은 이날 오전 베트남에 상륙했다. 필리핀을 통과하면서 위력이 많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순간 최대 풍속이 시속 120㎞에 달해 베트남 당국은 피해 예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FP통신은 베트남에서 하이옌 피해로 사망ㆍ실종한 사람이 최소 8명에 이르며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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