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민사1부(정종관 부장판사)는 이모씨가 "대표이사로서 받기로 한 보수 등 5억여 원을 지급하라"며 K사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유지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와 K사 대주주인 홍모씨와의 새 대표이사 채용 약정이 성립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주총이나 이사회의 결의가 없는 한 약정만으로는 이씨가 회사의 대표로 선임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홍씨가 당시 K사 대표이사로부터 후임 대표이사 선임에 관한 대리권을 수여 받았으므로 효력이 있다는 이씨의 주장에 대해 "상법상의 적법 절차에 따르지 않았으므로 해당 대리권 수여는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씨는 지난 2010년 3월 말께 K사가 운영하는 한 골프장의 대표이사로서 연봉 1억3,000만원을 받고 3년간 일하기로 홍씨와 채용계약을 맺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그러나 홍씨가 며칠 뒤 일방적으로 다른 사람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우 선임이 후임 대표이사를 지명하는 식이 많다" 며 "이번 판결은 주총ㆍ이사회 결의를 반드시 거치게 돼 있는 상법상 원칙을 분명하게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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