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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기업에 청년이 구름같이 몰려드는 이유

올해 하반기 대기업들의 대졸신입 공개채용에 응시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역대 최고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대한항공은 200명의 업무직 선발에 1만7,000명이나 몰렸고 두산그룹은 지난해 2만여명이던 지원자가 5만6,000명으로 세 배나 불어났다. 삼성ㆍSK 등 대기업마다 응시자가 폭주하는 바람에 접수마감을 늦추는가 하면 시험장을 추가로 확보하느라 곤욕을 치를 정도다.

대기업들이 채용규모를 늘렸는데도 입사경쟁률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은 젊은이들이 경기침체와 저성장 환경에 불안해하며 안전을 선호하는 보수적 심리가 강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외 경제전망이 어둡고 사회구조도 급변하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모험과 도전보다는 무조건 큰 우산 아래 들어가겠다는 안정희구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대기업 때리기가 횡행하지만 젊은이들은 오히려 대기업에 더 많이 몰리는 역설적 상황이 눈앞에 벌어지고 있다.

채용창구마다 장사진을 친 젊은이들은 우리 사회에 안정적이고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일깨워준다. 글로벌 무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많은 대기업을 선택했다는 응시자들의 얘기는 일자리 정책의 방향과 시장의 요구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30대 그룹만 따져도 최근 10년간 고용을 64%나 늘렸다고 하니 대기업이야말로 최고의 고용대책이자 복지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일자리 대통령임을 자처하는 대선주자들이 대기업에 지원한 청년들을 만나 한번쯤 그들의 말을 진지하게 들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다들 나쁜 일자리를 줄이고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공언하지만 실효성과 지속가능성을 겸비한 방안은 눈에 띄지 않는다. 공공 부문의 일자리를 임시직으로 채우겠다거나 기업에 청년고용할당제를 강제한다는 것은 청년 눈높이에 맞지 않을뿐더러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출자총액제한제도 같은 무리한 정책으로 대기업의 손발을 묶어놓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떠들어대니 혼란스러울 뿐이다. 대선주자들은 한국의 대선 후보들이 황금알을 낳는 대기업을 견제하다가는 오히려 소중한 일자리를 죽이는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해외 석학의 충고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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