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내뱉는 한마디에 글로벌 증시가 웃고 웃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불확실성의 증대는 현물시장, 특히 주식시장의 단기간 급등락을 초래한다. 그리고 현물시장의 불확실성 증가는 일반적으로 파생시장에서는 단기 변동성의 확대라는 모습과 함께 등장한다.
흔히 시장 변동성의 확대는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파생상품 시장과 참여자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시장 변동성의 확대가 파생상품 시장에 미치는 영향의 한 예를 살펴보자.
일반적으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자 입장에서 시장 변동성의 확대는 추가적인 평가이익을 가져다 주는 반가운 손님이다. 대표적인 간접투자상품인 ELS는 설정 당시보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ELS 발행자에게 옵션의 평가이익을 가져다 주는 전형적인 상품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보다 높은 쿠폰을 제공하는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유리할 수 있다.
그렇지만 시장 변동성의 확대가 마냥 환영 받는 손님일 수는 없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기존 ELS 상품에 돈을 넣은 투자자는 본인이 투자했던 ELS의 가치가 하락해 조기상환의 확률이 낮아지므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다. ELS 발행자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부수적인 평가이익이 발생해 행복할 수도 있겠지만 항상 그렇지만은 않다.
시장 변동성이란 일반적으로 단기간에 급등했다가 상당기간에 걸쳐 하락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변동성 급등에 따른 일시적 이익은 시장 상황이 역전되면 언제든지 소멸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때 동시에 나타나는 각종 리스크 관리지표의 상승 현상은 바로 이런 위험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
시장 변동성은 다양한 모습으로 파생상품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으나 항상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시장 변동성 추세를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시장 변동성의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의 존재 여부일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아직은 거래 유형이나 규모에서 제한적인 국내 파생상품시장의 변동성 헤지 수단 다양화와 활성화를 위한 시장 참여자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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