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생활을 마치고 정치 초심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임태희(사진) 전 대통령실장이 12일 정치복귀의 묘한 뉘앙스를 남기고 청와대를 떠났다. 임 전 실장은 이날 '대통령실을 떠나며'라는 글에서 "지난 1년5개월간 국정의 중심에서 국가를 위해 봉사할 수 있었던 영예로운 시간이었다. 그동안 목소리와 얼굴 없이(voiceless faceless) 무한책임의 자세로 직무를 수행했다"며 "1999년 겨울 18년9개월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처음 정치를 시작하던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고자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1년 5개월간의 대통령실장을 마치고 물러나는 시점에서 소회를 밝힌 것이기는 하나 정치를 처음 시작한 시점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은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던 지금까지 언급과는 다른 뉘앙스로 받아들여진다. 임 전 실장은 그간 "선출직에는 나가지 않을 것"이라며 청와대에 남아 이 대통령의 마지막 임기를 책임질 것이고 나머지 청와대 인사들도 순장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직간접적으로 강조해왔다. 그러나 "정치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말한 만큼 임 전 실장의 정치복귀는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나라당이 격랑에 휩쓸리고 이상득 의원이 빠지며 친이계의 구심점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임 전 실장은 자천타천으로 내년 총선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일각에서는 임 전 실장이 당분간 몸을 추스른 뒤 서울 종로구나 중구 등 정치적 상징성을 가진 지역에 출마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임 전 실장은 청와대를 떠나면서도 진한 체취를 남겼다. 이번에 청와대로 돌아온 노연홍 고용복지수석이나 승진한 장다사로 총무기획관 내정자는 서울 경동고 출신인 임 실장의 고교 동문으로 '돌려막기 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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