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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초기- 통증·출혈 동반 치열증상 보여
임신 중반기- 증상 심해지지 않아 휴식 필요
임신 후반기- 탈항 잦아…심할 땐 수술해야
출산후 수유기- 수면부족 조심… 섬유소 섬취를
임신 5개월째인 주부 김모(29)씨는 얼마 전부터 변비와 치질이 악화되는 것을 느꼈다. 전에도 증상은 있었지만 임신 후에는 더 심해졌다. 항문 안의 살이 많이 부었는지 화장실에서 힘을 주면 살만 밀리고 변은 나오지 않는다. 어떨 때는 피가 뚝뚝 떨어진다. 이 같은 치질은 전체여성의 40~50%가 앓고 있을 정도로 많다. 만성적인 변비와 무리한 다이어트,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출산을 할 때 필요이상 무리하게 힘을 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대항병원 여성치질클리닉 김혜정 과장을 통해 임신과 여성치질에 대해 알아본다. 치질의 대표적인 증상은 탈항ㆍ출혈ㆍ통증이다. 배변 시 항문 안쪽에서 살덩어리가 빠져 나와 배변 후 저절로 들어가거나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탈항은 별다른 불편감 없이도 나타난다. 그러나 탈항이 지속되면 밀어 넣어도 들어가지 않는다. 배변 시 통증이 동반되지 않는 선홍색 출혈은 내치핵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피곤하거나 음주 후, 배변 시 반복적인 힘주기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배변 시 항문이 찢어지는 느낌의 통증과 휴지에 선홍색 피가 묻어나는 증상은 전형적인 치열 증상이다. 평소 아프지 않은 치핵도 부종과 통증을 나타낼 수 있는데 항문에 혹같이 단단한 것이 만져지고 통증이 생긴다면 혈전성 외치핵을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여성의 경우 치핵이 지속적으로 나와 있는 외치핵이 비교적 흔하고 젊은 여성들에게는 치열이 잘 생긴다. 임신자체가 원인이 되어 치질이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다. 임신 초기에는 체내 황체호르몬 농도변화로 항문조직이 연해져서 쉽게 출혈이 생기거나 부종이 나타나고 변비가 잘 생긴다. 임신초기 배변습관 변화 및 임신 중반기를 지나 후반기로 들어서면서 복부압력 증가와 배변 시 힘주기로 탈항ㆍ통증 및 출혈이 자주 나타난다. 임신기간 동안 치질치료는 쉽지 않다. 초기 변비로 인한 배변 시에는 통증과 출혈을 보이는 치열증상이 잘 나타나는데 약물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변비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배변 시 불편감이 있으면 온수로 좌욕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임신 중반기에는 증상이 심해지지는 않는 안정기로 충분한 휴식과 간헐적인 좌욕 등으로 유지하면 된다. 임신 후반기 태아가 커지면서 복부압력 증가로 치질의 탈항이 잦게 되고 철분제 복용으로 유발되는 변비로 통증ㆍ출혈이 자주 나타난다. 이 시기에 항문 불편감이 있으면 너무 오래 서있지 말고 자주 누워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종과 통증이 심하면 좌욕 및 항문연고나 소염제를 복용하고 심하면 수술도 가능하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된다. 출산 후 수유기에는 수분부족 및 변비 등으로 치열이 잘 생긴다. 충분한 섬유소 섭취와 좌욕, 적절한 수면도 예방과 치료를 위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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