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카드분쟁] 은행권까지 가세 '밥그릇 싸움'

시중은행들은 「자동이체 및 지로 취급 거부방침」을 해당 백화점에 통보하면서 이번 사태는 유통업계와 카드업계간 실력대결로 번지는 실정이다. 관련업계간 힘겨루기의 와중에서 소비자들만 골탕을 먹는 어이없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이에 따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언제든 소비자를 볼모로 `행패'를 부리는 구시대적 행태가 새천년에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만큼 이에 대한 견제수단과 해당 업체들에 대한 경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당국과 시민단체들이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중재에 나서 이번 주말께면 가닥이 잡힐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어떻게 전개되고 있나 지난 4일부터 비씨카드 결제를 거부해온 롯데·현대·신세계 등 백화점 빅3는 10일 비씨카드사가 오는 15일까지 백화점 가맹수수료를 현행 3%에서 2%로 내려달라는 당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비씨카드 가맹점 탈퇴를 강행하겠다고 강경입장을 밝혔다. 또 외식업체 등 가맹점 단체들도 비씨카드 결제거부운동에 동참할 조짐을 보여왔다. 이에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협회의 성명을 통해 『특정 신용카드의 취급거절운동은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국민·외환카드 노동조합들도 연합전선 형성을 모색하고 있다. 카드 수수료 인하 전쟁이 전면전으로 비화되는 양상을 보이자 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나섰다. 비씨카드의 주주로 있는 조흥·한빛·서울·주택·농협·경남은행 등은 백화점에 보낸 공문에서 비씨카드 취급거부가 계속될 경우 해당 백화점의 지로수납 중단 현금자동이체(CMS) 등 은행에서 취급하는 업무중단 등을 제반 조치를 취하겠다고 위협했다. 금감원도 카드사와 백화점간의 소비자를 볼모로 한 신용카드 수수료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감독권을 발동키로 했다. 금감원측은 카드업계의 경우 직접 감독대상이며 백화점 역시 여신전문금융업법상 겸영여전업자인 동시에 카드가맹점이어서 감독대상이 된다는 입장이다. ◇「밥그릇 다툼」의 성격이 짙다 백화점의 비씨카드 결제거부가 일파만파를 불러오고 있는 것은 백화점이 하루에도 수십만명의 소비자들이 찾는 대중쇼핑공간인데다 백화점의 이번 조치가 단순히 카드사용 자제운동에 그치지 않고 아예 카드결제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2개 회원사 연합체인 비씨카드의 경우 카드 이용실적이 거래은행 대출여부와 금리산정의 중요한 기준이 돼 카드회원에 불이익과 불편을 줄 수 있어 그 파장이 더욱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카드사와 백화점간의 힘겨루기가 소비자들의 불이익과 불편을 무시한 「밥그릇싸움」이란 지적이 높다. 실제로 YMCA와 백화점협회 등 9개 가맹점 단체들로 구성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최근 백화점 빅3의 비씨카드 결제거부에 대해 반대한 것이 바로 이를 입증한다. 카드사들은 지난 90년대부터 대형 백화점들이 자체 신용카드를 발급, 시장을 잠식하는데 대해 몹시 불쾌하게 생각해왔다. 또 카드업무의 수입원인 가맹점 수수료가 가맹점 업종별로 지속적으로 인하돼 손익분기점에 근접한데다 각종 마일리지누적에 따른 캐시백 등 카드사간 서비스 고급화 경쟁으로 수수료율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이번 백화점들의 수수료 인하압력에 밀릴 경우 벼랑에 빠질수밖에 없다며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비해 백화점들은 같은 유통업이면서 수수료율이 1.5%인 할인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을 부담하고 있다며 형평성문제를 제기, 카드사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왔다. 유통산업의 확대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사카드 회원을 늘려 고정고객을 확보하고 수수료를 낮춰 비용을 절감하려는 꿍꿍이도 갖고 있는 것으로 카드사들은 보고 있다. 특히 롯데그룹의 경우 롯데백화점 자사카드 회원을 기반으로 신규카드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어차피 기존 카드사들과 한판승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은행들이 비씨카드에 「연합군 지원」을 자처한 것은 계열 카드사의 수수료 수입이 줄어든다면 모은행 경영도 덩달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에서다. ◇타협점은 없나 비씨카드사와 백화점 빅3간의 수수료 싸움의 최대 피해자는 소비자들일수밖에 없다. 우선 비씨카드 회원들은 백화점에서 물건을 구입하고도 카드로 결제할 수 없게 된다. 카드업계와 백화점업계의 전면전으로 치달을 경우 현재 4,500만여명에 이르는 모든 카드회원들이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도 올 수 있다. 특히 일부 대형 백화점이 촉발한 비씨카드에 대한 공격이 다른 유통업계로 확산된다면 예금계좌와 카드사용료 자동납부를 연결해 놓고 있는 상당수 고객들이 동요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해당 백화점의 지로수납과 현금자동이체 서비스를 중단할 경우 은행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는 백화점카드가 유명무실해진다. 백화점들이 자사카드 이용 대금결제를 은행의 지로 또는 자동이체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 한 은행 관계자는 『백화점들이 비씨카드 취급을 이른 시일안에 정상화시키지 않아 은행 공동의 제재를 받는다면 매출에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번 수수료 인하 전쟁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비씨카드 취급거부가 9일째 계속되는 가운데 금감원 등 손을 놓고 있던 정부도 뒤늦게 수습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상복기자SBHAN@SED.CO.KR 구동본기자DBKOO@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