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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선거와 한국영화


3월은 영화계에서 비수기로 통한다. 영화의 주요 고객인 학생들은 신학기로 분주하고 따뜻해진 날씨로 인해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작품의 완성도에 따라 흥행 여부가 결정되지만 적절한 개봉시기의 선택 또한 흥행의 주요 요소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휴가를 즐기는 8월 첫 주는 영화계 최고의 성수기로, 블록버스터로 통칭되는 대작들이 주로 개봉된다.

찬바람이 부는 가을이면 최루성 멜로가 강세를 보이고 명절에는 가족들이 함께할 수 있는 코미디가 대세를 이룬다. 매년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한 해의 시기적 영향뿐만 아니라 특정 해의 정치ㆍ경제ㆍ사회적인 관심사에 따라 흥행코드가 달라지기도 한다.

역대 영화 흥행순위 100위(지난 2005년 이후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까지 살펴보니 2005년에 14편, 2006년에 10편, 2007년 12편, 2008년 15편, 2009년 15편, 2010년 15편, 2011년 16편, 2012년 3편으로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영화만 골라보면 2005년에 9편, 2006년에 6편, 2007년 4편, 2008년 7편, 2009년 8편, 2010년 9편, 2011년 9편, 2012년 3편으로 연도별 편차가 존재한다. 특히 한국영화 비율이 절반 이하인 해는 2007년과 2008년으로 대선과 총선이 있었던 해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흥행 1위는 '아바타'로 1,300만명의 관객수를 기록했고 100위는 '미스터 프레지던트'로 관객수 250만명을 기록해 무려 1,000만명 이상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단순비교가 어려울 수 있지만 대선과 총선이 있던 해에 한국영화 비율이 줄어든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흥행한 외화는 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로 SFㆍ판타지ㆍ액션 등 현실과 괴리가 있는 장르가 대부분이다. 연도별로 흥행 작품수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거가 있던 해에는 한국영화보다는 외화를 많이 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선거로 인한 국민의 피로가 관객들의 발길을 허구로 과장된 외화들로 돌리게 하지 않았나 유추해본다.

올해 흥행작은 '범죄와의 전쟁', '댄싱퀸', '부러진 화살'등 세 작품으로 모두 역대 흥행순위 100위권에 포함돼 있다. 공교롭게 세 작품 모두가 한국영화이다. 현재 박스오피스 1위 영화도 '건축학개론'이라는 한국영화다. 올해 총선과 대선 모두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는 다소 의외의 결과다. 선거가 과거와 달리 사람들에게 피로를 주지 않는다는 뜻일까. 한국영화 선전을 지켜보며 우리 정치에도 더 큰 기대를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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