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시장, 유럽연합(EU)의 문이 우리 기업을 향해 활짝 열렸다. EU시장은 미국보다도 클 뿐 아니라 27개 EU 회원국의 경제발전 단계도 달라 다양한 제품의 진출이 가능한 곳이다. 특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구권시장은 우리 상품의 수출 입지를 넓히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ㆍEU 자유무역협정(FTA)은 개방 수준도 높아 공산품의 97%에 달하는 7,201개 품목이 즉시 개방된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대(對)EU 전체 수출액 535억달러 중 410억달러에 달한다. 세계시장에서 우리와 주로 경쟁하는 일본과 중국의 기업이 EU시장에서 자국 상품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아직 EU가 우리의 경쟁국과 FTA 협상을 시작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적어도 3년 이상은 이 같은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ㆍEU FTA 발효에 따라 EU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우리 기업도 많아지고 제품도 다양해질 것이다. 지난 2004년 발효된 한ㆍ칠레 FTA는 수출을 세 배 이상 늘리고 교역량도 두 배 가까이 증대시켰다. 칠레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며 칠레에 새롭게 수출하는 기업이 늘어났다. 한ㆍEU FTA도 수출품목과 수출기업을 늘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ㆍEU FTA에 이어 한미 FTA도 곧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 협상은 2007년 마무리된 후 4년이나 발효가 지연되고 있다. 이 와중에 추가협상이라는 문제도 생겼지만 다행히 지난해 말에는 모든 것이 완료됐다. 이제 양국 국회의 비준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한미 FTA 비준을 위한 미국 의회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고 오는 8월 초에는 통과될 것이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우리는 미국ㆍ유럽ㆍ아시아의 44개 나라와 FTA로 이어지는 FTA 글로벌 허브로 발돋움하고 더 많은 외국인 투자 유치와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다. 미국과의 FTA도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 우리 제품의 경쟁력을 제고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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