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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죽음 잇는 '진오귀 굿' 무용극으로 승화

국립무용단 신작 '신들의 만찬'<br>내달 4일부터 KB하늘극장 공연

국립무용단 '신들의 만찬' /사진제공=국립극장

무슨 한이 그리도 많을까. 망자(亡者)는 쉽게 이승과 인연의 끈을 놓기 어렵다. 산 자 역시 슬픔과 아픔으로 몸부림치기는 마찬가지. 무당은 죽음의 여정을 시작한 망자의 한과 산 자의 슬픔을 달래고 보듬는 굿을 시작한다.

죽은 이의 한을 씻기고 좋은 곳으로 보내기 위해 망자의 가족이 무당을 불러 벌이는'진오귀 굿'의 큰 줄기다. 이를 모티브로 한 무용극이 무대에 오른다.

국립무용단은 2013-14 시즌 첫 작품으로 신작'신들의 만찬'을 내달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 무대에 올린다.

인간은 죽은 이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며'굿'이라는'만찬'을 차리고, 신은 죽은 이를 맞이하며 생전의 지은 죄업(罪業)과 선행에 대해 심판하고 죽음 이후 새로운 삶을 시작하도록'만찬'을 준비한다.



굿을 통해 산 자와 죽은 자, 신은 시공간을 넘어 하나로 연결된다. 죽은 이는 산 자와의 인연을 끊고 열시왕(10신)에게 49일간의 심판을 받고, 그 시간 동안 산 자는 망자의 한을 씻기고 좋은 곳으로 보내고자 한 판 굿을 벌인다.

극의 분위기는 무겁지 않다. 42명의 무용수들이 펼쳐 보이는'신들의 만찬'은 경쾌한 진혼 굿으로 죽음을 바라보는 색다른 시선을 강조한다. 죄를 심판하는 열시왕의 모습은 익살스럽고, 입으로 지은 죄를 심판하는 염라대왕은 혀를 표현하는 춤사위를 펼친다. 위기에 빠진 사람을 구하지 않은 죄를 심판하는 오관대왕은 눈을 가린 채 코믹한 몸짓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죽음이 끝이 아닌 삶의 일부임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 죽음과 삶뿐 아니라 이 세상 모든 것이 공존하며 순환한다는 메시지가 녹아있다.

극은 객석과 무대가 모두 열려있는 원형 무대 위에서 펼쳐져 관객의 몰입도가 높다. 열리고 닫히는 오픈형 구조의 하늘극장 천장은 본 극에서 제대로 진가를 발휘한다. 경쾌한 진혼 굿이 마무리 되어 갈 즈음에 극장 천장을 열어 밤하늘의 빛과 무대 위 조명을 한 데 흐르게 하는 장면에서 묘한 여운이 남는다. 3만원∼5만원. (02)22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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