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시나리오가 있으면 한국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 ‘붉은 수수밭’ ‘국두’ ‘홍등’ 등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중국 영화계의 거장 장예모 감독이 신작 ‘황후화’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장 감독은 “전통을 살리면서 세계영화로 나아가기 위해서 한류(韓流)든 한류(漢流)든 양국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좋은 배우가 많아 한국과 공동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주윤발ㆍ공리 주연의 영화 ‘황후화’는 중국 당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황제 가족간에 벌어지는 권력암투를 다룬 작품. 450억원이 넘는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장 감독은 “그럴 듯한 겉모습 뒤에 인간간의 비극과 충돌이 벌어지는 드라마틱한 작품”이라며 “과거 영화들이 예술성을 목적으로 찍었다면 이번 영화는 상업성이 강한 영화”라며 작품을 소개했다. ‘영웅’ ‘연인’에 이어 이번 ‘황후화’까지 그의 최근작들이 규모가 거대해지면서 반대로 이야기는 부실해진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장 감독은 “갈수록 중국 영화시장이 할리우드에 침해당하고 있다”면서 “할리우드와 경쟁하기 위해서라도 대규모 영화를 찍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년 전에는 감독이 작품에만 매달리면 됐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영화에 철학과 사상도 담아야 하지만 어떻게 하면 관객을 더 끌어들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도 동시대를 살아가는 영화 감독의 숙제”라며 향후에도 상업영화에 더 많은 힘을 기울일 것을 시사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