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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인공미의 조화 거제

댓잎 노래는 바람을 타고… 쪽빛 바다는 해무를 머금고…<br>거제~부산 잇는 거가대교 달리니 탁트인 풍광·바다 내음이 그대로<br>맹종죽테마공원으로 발길 돌리면 하늘가린 대나무 숲서 죽림욕 만끽<br>동백나무로 병풍쳐진 바람의 언덕, 학동 몽돌해수욕장도 볼거리 가득

학동몽돌해수욕장은 폭 50m, 길이 1.2km, 면적 3만㎢ 규모로 검은 몽돌이 깔려 있다.

맹종죽테마공원은 1926년 거제시 하청면에 살던 신용우씨가 일본 산업시찰을 갔다가 맹종죽 세 그루를 가져다 심으며 시작돼 지금은 우리나라 죽순의 80%를 생산하고 있다.

거제를 찾은 날 기자를 반긴 것은 짙은 해무(海霧)였다. 웬만한 안개라면 해가 중천에 뜰 즈음에는 흩어질 만도 하건만 바다의 습기를 머금은 무거운 안개는 거제도를 뒤덮고 물러설 줄 몰랐다. 미동도 않는 안개에 카메라를 들이댈 만한 피사체는 보이지 않았고 그저 가시거리에 있는 풍광만 렌즈에 담을 도리밖에 없었다. 다리의 상판을 쇠줄로 매달아 떠받치고 있는 거가대교의 주탑도 안갯속에 숨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두번째 찾았지만 거제도는 이번에도 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나 어쩌랴. 육안에만 비친 풍광을 사진에 담아 그것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밖에…

◇거가대교=거가대교 건설은 거제도가 고향인 김영삼 대통령이 부산시민과 지역주민들을 위해 내걸었던 공약이었다. 다리는 부산광역시 강서구 천가동 가덕도와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를 연결하는데 가덕도~대죽도~중죽도~저도~유호리를 통과한다. 김 대통령이 임기를 마친 지난 2004년 12월 착공, 2010년 12월14일 개통됐다. 총사업비 1조9,000억원을 투입해 건설한 길이 8.2㎞의 왕복 4차선 다리로 가덕도~대죽도(3.7㎞) 구간은 해저침매터널, 대죽도~중죽도~저도~거제 유호리(4.5㎞) 구간은 2개의 사장교(1.6㎞)와 4개의 접속교(1.9㎞), 육상터널(1㎞)로 이뤄져 있다.

가덕도~대죽도 구간의 해저터널은 육상에서 제작된 터널구조물인 침매함을 바닷속에 가라앉힌 후 각 침매함을 연결하고 물을 빼내는 공법(沈埋工法)으로 건설했다. 터녈 건설에 사용된 침매는 모두 18개로 각각의 침매함은 길이 180m, 폭 26.5m, 높이 9.75m, 무게 4만 5,000톤에 이른다. 이 터널은 수심 48m의 바닷속에 건설돼 세계에서 가장 수심이 깊은 곳에 있는 해저 침매터널이라는 기록도 함께 가지고 있다. 2개의 사장교(斜張橋ㆍ다리 양쪽에 세운 주탑에 연결된 케이블로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 상판을 매다는 구조의 다리)는 중죽도~저도(2주탑. 길이 919m, 폭 24m)와 저도~유호리(3주탑. 길이 676m, 폭 22m)를 잇고 있다.

◇맹종죽테마공원=맹종죽은 다 자라면 높이 10~20m, 지름 20㎝에 달할 정도로 대나무 중에서 가장 큰 품종이다. 산지는 한반도 남쪽지방이며 대나무 껍질에 흑갈색 반점이 있는데다 목질이 단단하다. 반면 다른 대나무 품종에 비해 탄력이 적고 부러지기 쉽기 때문에 나무 속의 빈 공간을 그대로 활용, 필통이나 컵ㆍ그릇의 재료로 활용된다. 그래서인지 테마공원 입구의 기념품 상점에서는 대나무로 만든 맥주잔 등이 팔리고 있었다.

맹종죽이라는 이름은 옛날 중국에 효성이 지극한 맹종(孟宗)이라는 청년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이 청년은 오랫동안 병을 앓던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그런데 어느 겨울날 어머니가 한겨울에 대나무 죽순을 먹고 싶다고 하기에 맹종은 눈 쌓인 대나무 밭으로 죽순을 캐러 갔다. 하지만 한겨울에 대나무 순이 나올 리 없었다.

이 철 모르는 청년이 안타까운 마음에 울기 시작하자 대밭으로 떨어진 따뜻한 눈물을 맞고 대나무에 순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맹종은 이 죽순을 가져다가 어머니에게 끓여드려 어머니의 병환이 말끔하게 나았다고 한다.

중국에서 유래한 설화 아니랄까 봐 '눈물 맞은 대나무가 순식간에 죽순을 틔워 어머니의 병까지 낫게 했다'는 허풍은 국제 수준이지만 죽순의 성장속도가 빠른 것은 사실이다. 대나무는 기후만 맞으면 하루에 60㎝ 정도는 자란다는 것이 정설이다.

어쨌거나 맹종죽테마공원에는 한반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울창한 대나무 숲이 장막처럼 펼쳐져 있다.



안내하던 테마공원 직원은 "담양에서 벌어지는 대마무 축제 때도 거제 맹종죽을 가져다 쓸 정도"라며 거제 대나무의 정통성을 강조했다.

거제의 대나무는 1926년 하청면에 살던 신용우씨가 일본 산업시찰을 갔다가 맹종죽 세 그루를 가져다 심은 것이 시원(始原)으로 지금은 우리나라 죽순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 거제시 하청면 실전리 880, (055)637-0067

◇바람의 언덕=바람의 언덕은 도장포 작은 항구 오른편으로 낮게 깔려 바다를 품듯이 안고 있다. 바람이 심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이날은 바람이 잠잠한 대신 안갯속에 엎드려 있었다. 바람의 언덕이라는 것을 입증하려는 듯 풍차는 하릴없이 날개를 돌려대고 있었다.

바람의 언덕 뒤로는 검푸른 동백숲이 병풍처럼 둘러 있다. 바람의 언덕 왼쪽에 있는 도장포는 유람선 관광이나 외도를 찾아가는 여객선이 들고 나는 항구다. 선착장 주변으로는 바다의 향내를 머금은 신선한 해산물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원래 지명은 띠밭늘이었지만 2002년부터 바람의 언덕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고 이후 TV드라마의 단골 촬영지가 됐다. 남부면 길곶리 292의11

◇학동 몽돌해수욕장=거제도 남쪽에 있는 면적 3만㎢, 길이 1.2㎞, 폭 50m의 해수욕장으로 검은 몽돌이 깔려 있다. 학동해수욕장이라고도 불리는데 바닷물이 맑고 깨끗하다. 학동은 학이 날아오르는 모습이라 하여 지어졌다. 해안을 따라 3㎞에 걸쳐 천연기념물 제233호인 동백나무 숲이 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팔색조 번식지로 유명하다. 인근 수산마을에서는 아직도 별신굿이 계승되고 있고 노지산ㆍ가라산에는 희귀식물들이 많아 생태의 보고로 불린다. 동부면 학동리 264

■ 맛집

거제도에는 수많은 횟집과 식당들이 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는 지역임을 입증하는 단면이다. 하지만 여러 식당들 중에서도 도드라지는 한 곳은 장목면 외포리의 허름한 양지바위횟집이다. 건물은 볼품없지만 제철 생물로 내오는 음식은 맛깔지다. 지금은 멸치물회가 주메뉴다. (055)635-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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