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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 살배기 준호(가명)가 뒤집기를 하지 못하는 등 여느 아이들에 비해 발육이 늦자 엄마 최모씨는 일산병원 발달지연클리닉을 찾았다. 단순한 성장장애이겠거니 생각하던 최씨는 '염색체 이상이 원인’이라는 병원측의 설명에 다소 놀랐다. 준호는 현재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각종 합병증을 예방하는 치료를 받고 있고 상태도 나아가고 있다. 지난 2001년 문을 연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의 발달지연클리닉은 국내 최초의 협진시스템을 갖춘 소아발달장애 전문치료센터다. 이 병원에 오는 발달장애 아동은 소아재활의학과(김성우), 소아신경과(정희정), 소아정신과(김영기) 등 전문의 3명의 정밀한 협진을 받게 된다. 소아발달장애는 신체적ㆍ정신적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협진시스템이 잘 갖춰진 병원이라면 환자가 여러 과를 전전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매우 편리하다. 가령 잘 못걷는 소아의 경우 뇌성마비일 가능성이 많지만 지능이 떨어지는 인지장애ㆍ불안장애 등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 의료진 외에 전담간호사, 발달심리사, 언어치료사, 물리치료사 등이 치료를 돕는다. 이같은 협진시스템을 갖춘 병원은 선진국에서도 흔하지 않으며 올해 초 모 대학병원에서 일산병원을 벤치마킹해 비슷한 클리닉을 개설하기도 했다. 환자로 등록되면 언어평가, 인지평가, 운동능력평가, 주의집중력검사 등 기본검사를 하고 필요할 경우 뇌 MRI 및 뇌혈류검사, 뇌파검사, 유전자검사 등 정밀검사를 받는다. 현재까지 이 클리닉에서 치료받은 신규 발달장애 아동만도 400여 명이 넘는다. 주 1회, 화요일 12명 안팎의 환자를 진료한다. 오전에는 신규환자를 위주로 진료하고 오후에는 재진환자의 검사결과 보고서를 부모에게 건네고 치료계획ㆍ방향을 자세히 설명해준다. 이 같은 명성을 듣고 찾아오는 환자들이 많아 예약이 한 달 가량 밀려있는 상태다. 이 협진팀이 발표하는 연구결과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성우 교수는 10년 이상 소아재활의학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온 이 분야의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김 교수는 “최근 지능은 좋은데 손 동작이 느려서 글씨나 그림을 잘 못그리는 운동협응장애 아동도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발달지연은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어떤 행동장애가 있을 경우 왜 못하느냐고 아이를 나무라서는 안되며 원인과 문제점을 찾아 해결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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