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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놀드 UBS사장 전격해임

오스펠 회장과 갈등으로 취임 8개월만에 물러나스위스 최대의 은행인 UBS의 루크먼 아놀드 사장이 18일 취임 8개월만에 전격해임되는 수모를 당했다. UBS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페인웨버사(社)를 인수하면서 영국 출신 아놀드를 수장으로 임명하는 혁신적 인사를 단행했다. 아놀드 사장이 취임한 후 UBS의 수익의 다소 격감하기도 했으나 그의 경영능력에 대한 비판은 없었다. 오히려 그는 UBS의 뉴욕증시 상장을 이끌어 내고 UBS내에 미국식의 투명경영 풍토를 도입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만큼 이번 인사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 이런 인사 뒷배경에는 마르셀 오스펠 UBS회장과 아놀드의 미묘한 민족감정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놀드는 UBS내에서 비스위스계 출신으로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인물인데 미국식의 경영스타일을 고집하면서 오스펠과 수차례 갈등을 빚어 왔다. 전통적인 금융왕국 스위스에서 비스위스계 금융전문가에 대한 텃세가 만만치 않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배타적인 스위스의 경영풍토에서 비스위스계 경영자들이 곤욕을 치룬 경우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앞서 미국의 항공산업 전문가인 제프 카츠는 스위스에어에 영업됐다가 곧바로 중도하차하기도 했는데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의 앨런 휘트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전문가들은 아놀드의 사임은 스위스의 금융기관들이 글로벌스탠더드로 정착돼 가고 있는 미국식 시스템 도입을 거부하고 자국의 전통적인 금융시스템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운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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