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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치 무관심·체념 버리고 자본의 폭력에 저항하라

■ 세기와 춤추다<br>스테판 에셀 지음, 돌베개 펴냄<br>■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br>스테판 에셀 지음, 문학동네 펴냄<br>■ 포기하지 마라<br>스테판 에셀 지음, 문학세계사 펴냄

스테판 에셀


■세기와 춤추다(스테판 에셀 지음, 돌베개 펴냄, 2만원)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스테판 에셀 지음, 문학동네 펴냄, 1만4,500원)

■포기하지 마라(스테판 에셀 지음, 문학세계사 펴냄, 9,500원)

분노하라,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 그리고 포기하지 마라. 책 제목만 모아도 저자의 성향이 드러난다. 단적으로 말해 “수조원을 소유한 사람들과 하루 1~2 달러로 연명하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세상에 대해 분노해야 한다.”그리고 민주주의와 역사, 진보에 대한 신뢰다.

지난 2월27일 향년 95세의 나이로 타계한 스테판 에셀. 이날 프랑스 파리 바스티유 광장에는 수백 명의 인파가 촛불을 들고 모였다. 같은 시간 유엔 인권이사회의 회의장에서는 회의에 앞서 추도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위대한 인물… 스테판 에셀은 ‘프랑스의 사상’ 그 자체”라고 추모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달 말 일주일 사이에 스테판 에셀의 책 3권이 한꺼번에 출간됐다. 1997년 초판이 출간된 ‘세기와 춤추다(2011년 개정판)’와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2012년)’, ‘포기하지 마라(2013년)’가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드골이 이끄는 ‘자유프랑스’에 합류한 레지스탕스였고, 나치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갔다가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왔다. 이후 프랑스 외교관이 된 에셀은 1948년 유엔 인권선언문 초안 작성에 참여했고, 유엔인권위원회 프랑스 대표를 지냈다. 공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인권ㆍ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사회운동가, 저술가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그런 에셀이 2010년 92세의 나이로 펴낸 ‘분노하라’는 하나의 신드롬을 일으킨다. 젊은이들에게 정치적 무관심과 체념을 버리고, 자본의 폭력에 저항해 더 나은 세상을 꿈꾸라고 호소한 이 책은 세계 35개국에서 번역돼 450만권이 팔려나갔다. 또 미국의 ‘월스트리트 점령(Occupy)’ 운동과 스페인의 ‘분노한 사람들(Indignados)’ 운동을 촉발시켰다.

이번에 출간된 ‘세기와 춤추다’는 두 번의 세계대전과 식민지 국가들의 잇단 독립, 지역 분쟁, 인종 갈등, 냉전 등 그가 목도한 20세기의 흐름을 엮은 역사 다큐멘터리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역사에 대한) 순진한 믿음이 부정당하고, 환상이 깨지고, 참상을 목격하고 쓰디쓴 결과를 맞은 것도 여러 번이었지만 그래도 내 확신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바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모두 실현된다고 확신한다”고.

그의 이러한 낙관은 세상을 뜨기 1년 전 내놓은 ‘멈추지 말고 진보하라’에서도, 임종 직전 3달간 기자와의 대화록을 정리한 ‘포기하지 마라’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나는 아주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 좋은 인생은 우리가 쌓아온 실패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믿음을 갖는 인생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인간은) 전지전능한 안내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나는 결코 공산주의자가 되지 않았다. …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혁명적이거나 폭력적인 행위를 통해 변화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변화는 행동ㆍ정치적 합의ㆍ민주적 참여를 통한 현명한 작업 속에서 나온다고 믿는다”고 덧붙인다.

그는 “민주주의의 정확한 의미는 대체 무엇인가? 진정한 민주주의자는 최대 다수가 최고 수준의 교육과 건강, 주거환경을 누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그것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사람이 초월적인 어떤 존재를 바라는 것은 용기와 실천력의 부족 때문이고, 외부의 도움을 바라며 초자연적인 힘의 도래를 기대하는 순간, 우리는 싸움에서 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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