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책과 세상] 1000년간 세계경제를 주도한 亞 제국의 흥망성쇠

■ 아시아의 대제국들<br>짐 마셀로스 엮음, 푸른길 펴냄


무굴제국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관념을 보여주는 예로 4명의 자식들로 둘러싸인 샤자한이 지구 위에 서있다.

흔히 제국이라고 하면 로마 제국이나 대영 제국 등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서양 문화를 우선시한 교육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동양에도 거대한 제국들이 존재했다. 책은 몽골 제국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티모시 메이 미국 노스조지아대 조교수 등 각 분야 전문 학자들의 공동 집필을 통해 세계 제국은 아시아에서 시작됐음을 강조한다. 몽골 제국을 비롯해 오스만ㆍ명ㆍ크메르ㆍ사파비ㆍ무굴제국과 단 50년 지속됐던 일본제국까지 지난 1000년간 세계의 경제, 사회 문화를 주도한 아시아 제국의 역사를 통해 이들 제국은 어떻게 흥망에 이르렀는지를 되짚는다.

책 표지를 장식한 칭기즈 칸은 세계 역사상 가장 큰 단일 영토를 지배한 몽골 제국의 시황제다. “가치 있는 지도자란 굶주림과 갈증이 무엇인지를 알고 다른 이들이 처한 상황을 올바르게 판단해 그에 속도를 맞추어 군사와 말들이 탈진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이를 뜻한다”는 그의 말은 몽골 제국의 통치 철학과 맞닿아 있다. 저자는 몽골 제국이 위대한 것은 그 크기가 아니라 역사에 미친 영향과 제도들 때문이라고 말한다. 몽골인들은 신속하고 파괴적인 정복 전쟁으로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 했지만 정복한 지역은 점진적으로 흡수했다. 새로운 영토를 정복하면 효과적인 정부를 세우기 위한 조처를 했다. 최소한의 치안과 안정을 유지한 뒤 통계 조사를 해 인구와 직업, 공물과 조세의 종류를 파악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공물을 부과하고 필요시 인력을 징발했다. 21세기 역사학계에서는 교역, 종교, 사상의 교환에 초점을 맞춰 몽골 제국의 장기적인 영향을 재평가하는 흐름이 새롭게 일고 있다.

오스만 제국 역시 세계 역사에서 군사적으로 가장 막강하고 행정적으로는 가장 잘 통치되었으며 문화적으로는 가장 화려한 제국이었다. 비록 국교는 이슬람이었으나 그토록 폭력과 불안이 난무하던 발칸 반도, 아나톨리아와 중동 지역 여러 민족들을 실용주의와 상대적인 관용으로 수세기 동안 지배한 다민족-다종교 국가였다.



이밖에 인도 무굴 제국의 궁정 의례는 인도를 식민지화했던 영국 왕실에 거꾸로 영향을 미칠 정도였으며, 크메르 제국이 없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화려한 불교 사원들은 성립이 불가능했을 지도 모른다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책은 칭기즈칸의 즉위식과 장례식, 오스만 제국과 사파비 제국의 세밀화와 카펫 문양, 몽골 제국의 동전 등 당시의 찬란한 문명을 생생하게 떠오르게 하는 213개의 삽화와 190개 사진을 페이지마다 수록해 볼거리도 풍성하다.

중국이 미국과 양강을 겨루는 G2로 급부상하고 아시아 각국이 신흥 시장으로 주목받으면서 세계의 중심축이 아시아로 옮아오는 지금 아시아 대제국의 역사는 우리에게 던져주는 의미가 묵직하다. 6만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