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SK·롯데·CJ·한화 계열사 등 409개 12월 결산법인이 20일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경영권 분쟁 이슈가 있는 일동제약(000230)·영화금속(012280)·피씨디렉트(051380) 등이 이날 주총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은 '토크쇼' 형식의 이색 주총을 기획해 눈길을 끈다.
일동제약의 주총에서는 현 최대주주와 2대 주주인 녹십자(006280)가 이사 선임을 놓고 표대결을 벌인다. 일동제약은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와 감사 후보로 이상윤씨와 서창록씨를 추천했고 녹십자는 김찬섭씨와 허재회씨를 내세웠다. 일동제약(32.52%)과 녹십자(29.36%)의 지분율 격차는 3.16%포인트에 불과하다.
영화금속 주총에서는 지분 10.6%를 보유한 '슈퍼개미' 손명완씨가 정관변경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손씨는 이 기회에 최대주주 삼성정밀(지분율 11.95%)을 상대로 적대적 인수합병(M&A)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씨디렉트의 주총에서는 서대식 피씨디렉트 대표이사를 필두로 한 현 경영진과 에이블투자자문이 각각 3명의 사내이사 후보자를 내세워 경영권 대결을 펼친다.
웅진씽크빅(095720)은 대규모 스톱옵션을 이번 주총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먼저 지난해 5월 이사회에서 서영택 대표 등 11명의 임원과 간부급 직원에게 부여한 60만2,386주의 스톡옵션을 통과시켜야 한다. 행사가액은 7,830원으로 2017년 5월16일부터 행사가 가능하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이미 16%가 넘게 올랐다. 또 이 회사는 서 대표(3만4,000주)와 이번에 사내이사 후보에 오른 신승철 미래교육사업본부장(2만주), 장윤선 김장환 단행본사업본부장(2만8,930주) 등에 부여하는 10만4,000주의 스톡옵션도 의결해야 한다. 서 대표는 지난해 5월 이사회에서 결정된 스톡옵션을 포함하면 이번까지 23만4,000주를 부여 받게 된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평가액만 21억원에 달한다.
국민연금의 기아차(000270) 사외이사 재선임 의결권 행사 여부도 주목할 만하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9월 현대차(005380)그룹 컨소시엄의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매입과 관련된 이사 7명 중 현대모비스·기아차의 사외이사 2명에 대한 재선임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무배당'을 결정한 SK이노베이션(096770)은 주총에서 주주들의 따가운 비판이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빅3' 중 가장 먼저 '무배당' 결정을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지난해 실적악화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따라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대신경제연구소는 SK이노베이션·롯데쇼핑·락앤락·삼성정밀화학·신세계 등의 '과소 배당'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한화투자증권은 토크쇼 형식의 주총을 연다. 주진형 대표이사가 직접 참석해 회사의 재무실적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문에도 직접 답할 예정이다. 한화투자증권은 "경영진과 주주들이 소통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이 같은 주총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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