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I&S와 합병을 결의했다. 이번 합병으로 이해욱(사진) 부회장이 그룹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면서 사실상 대림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통한 3세 경영이 본격화됐다.
대림코퍼레이션은 22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대림I&S와의 합병을 결의했다고 이날 밝혔다. 두 회사는 경영상 시너지 창출, 재무구조 개선, 신규 사업 가속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합병은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I&S가 각각 1대4.19의 비율로 이뤄지며 대림코퍼레이션의 합병 신주를 대림I&S 주식과 교환하는 흡수합병 방식이다.
대림I&S는 이해욱 부회장이 지분 99.17%를 보유한 사실상의 개인 회사다. 두 회사는 오는 5월26일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7월1일 합병절차를 최종 마무리한다.
이번 합병으로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율에도 변동이 생겨 합병 후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과 아들인 이해욱 부회장의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율은 각각 60.9%와 32.1%에서 42.7%와 52.3%로 역전된다.
즉 이번 합병으로 이해욱 부회장이 그룹 지주회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사실상 대림그룹의 경영권 승계작업에 쐐기를 박는 것임은 물론 '3세 경영'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림그룹은 현재도 이준용 명예회장이 경영의 주요 현안만 챙기고 이해욱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 전반에 걸친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대림코퍼레이션은 현재 그룹의 대표회사인 대림산업의 지분 21.67%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대림C&S(1.5%), 대림에너지(30%), 켐텍(10%) 등 4개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림산업은 다시 고려개발(29.75%), 오라관광(100%), 삼호(41.81%), 대림자동차(59.02%), 대림C&S(69.77%), 대림에너지(70%) 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즉 대림코퍼레이션의 최대 주주가 대림산업을 비롯한 그룹의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는 구조인 셈이다.
이번 합병이 경영 시너지 창출보다는 경영승계에 무게가 실렸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이번 합병작업을 이해욱 부회장의 경영 승계를 확실하게 결정 지은 계기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이해욱 부회장 경영체제가 시작된 것으로 보면 된다"며 "그동안 경영수업을 통해 얻은 경험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해욱 부회장은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부사장, 대림코퍼레이션 대표이사 등을 거쳐 2010년 대림산업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듬해 대표이사에 부임했으며 지난해 김윤 부회장이 물러나면서 사실상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이번 합병을 통해 대림코퍼레이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 경영권 승계 작업은 완전히 마무리된다.
한편 이번 합병을 통해 대림코퍼레이션은 유화 트레이딩과 물류업이라는 기존 사업구조에 대림I&S의 정보기술(IT) 사업을 접목하게 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림I&S는 대림코퍼레이션이 보유한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IT 사업 영역을 해외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재무구조 면에서도 대림코퍼레이션에 안정적인 영업이익 구조를 가진 대림I&S의 IT 사업이 추가되면 유화·해운 등 경기 민감도가 높은 산업 위주의 수익구조가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진서 대림코퍼레이션 대표이사는 "이번 합병은 양사가 보유한 경영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한편 수익구조 다변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기 위한 강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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