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씨에스엘쏠라가 올해 마지막으로 공모주 청약에 나서 흥행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회복이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공모가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제조기업인 씨에스엘쏠라는 17일과 18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에 돌입한다. 공모가는 회사 측에서 제시한 희망 범위(1만~1만1,000원)의 하단인 1만원으로 확정됐다. 이번 공모에서는 기관과 일반 모집에 각각 72만주(60%)와 24만주(20%), 우리사주조합에도 24만주(20%)의 물량이 배정된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과 13일 실시한 기관 대상 수요 예측에서는 276개 기관이 참여해 215.2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 공모에서 공모가 밴드 1만1,0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기관이 전체의 80%인 165곳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포스코특수강과 삼보이엔씨가 기관 수요 예측에서 참패한 것을 감안하면 씨에스엘쏠라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씨에스엘쏠라가 OLED 시장에서 그린호스트와 정공수송층(HTL) 소재를 독과점한 기업인 데다 공모가도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에서 결정됐다는 게 이들의 평가다. 최순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마지막 공모주라는 희소성 때문에 경쟁률이 생각보다 높게 나왔다"며 "기업 가치에 비해 희망 공모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밴드 하단인 1만원에 결정되면서 이러한 부담도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증시가 최근 상승 흐름을 타고 있고 공모주 펀드의 자금도 증가세를 보인다는 점도 흥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자금을 확충한 공모주 펀드들이 올해의 마지막 공모주인 씨에스엘쏠라를 담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흥행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공모가에 대한 부담이 여전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번 공모 과정에서 삼성과 한국투자ㆍ신영 등 대형 기관들은 공모가를 8,000원에서 1만원 사이로 쓴 것으로 안다"며 "관련 분야에서 덕산하이메탈과 점유율 차이가 85%대 15% 정도로 커 씨에스엘쏠라가 고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투자 확대에 대한 수혜도 여전히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영현 유진투자증권 투자정보연구팀장은 "내년 갤럭시S4가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가 아닌 액정표시장치(LCD) 버전으로 나온다는 소식이 들릴 정도로 SMD의 OLED 투자 확대 여부가 불투명하다"며 "OLED 관련 투자 확대를 하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옵토일렉트로닉테크놀로지도 일본 업체로부터 소재를 받을 수도 있어 관련 시장 확대에 대한 수혜도 확실치 않다"고 설명했다. 강 팀장은 "내년 상반기 중 SMD의 투자 확대 소식이 없는 것은 확실하다"며 "OLED가 태블릿PC에 적용되면 씨에스엘쏠라에 유리하겠지만 이 계획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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