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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제 생태계 건강해지려면


아프리카 대륙 탄자니아에는 '세링게티'라는 지구 상에서 가장 오래된 자연 생태계가 있다. 지명(地名)인 세링게티는 마사이족 언어로 '끝없는 초원'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우리나라 경상북도 면적에 해당하는 광활한 초원에서 사자ㆍ표범 등 육식동물과 얼룩말ㆍ영양 등 초식동물이 한데 어우러져 장구한 세월을 함께 살아가고 있다. 체감경기 격차 사상 최대 그곳에서는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적절한 개체를 유지하며 균형을 이루어 공존하고 있는데 이는 사자나 표범이 날카로운 이빨과 강한 발톱을 가졌지만 초식동물도 빠른 발과 예민한 후각, 밝은 눈과 귀를 갖고 있어 어느 쪽도 균형을 깨뜨릴 정도의 절대적인 힘이 없기 때문이다. 어느 한 쪽의 힘이 우세해져 개체 수의 급격한 증감이 나타나면 생태계 균열이 생기고 결국은 모두 공멸할 수밖에 없게 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우리 경제 생태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체감경기 격차는 지난 2000년 이래 최대로 벌어졌고 양자 간 매출액ㆍ이익률 격차도 날로 확대되는 추세다. 한편으로는 대기업의 협력업체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강요, 대금결제 지연 등 불공정 거래 관행과 관련한 논란도 많고 기업형 슈퍼마켓의 골목상권 출점을 둘러싼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우리 경제의 양극화 현상은 대내외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적응력 차이, 대기업의 인식부족과 잘못된 거래관행, 중소기업의 기술력 및 자생력 부족 등에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대기업 중심으로 경제정책을 운영해온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외환위기 당시 대기업 중심의 구조조정과 체질개선 정책은 대기업의 경쟁력 회복을 가져왔지만,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 지원은 부족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켰다는 견해가 있다. 경제 생태계가 유지되기 위한 조건도 자연 생태계와 다를 바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함께 공존할 수 있어야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 어느 한 쪽의 힘이 비대해져 균형에 균열이 발생하면 생태계는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은 구성원 모두의 공멸을 의미한다. 우리는 얼마 전에 1,300원짜리 작은 피스톤링 하나 때문에 국내 모든 자동차 회사의 생산라인이 멈춰 서는 것을 보았다. 생태계의 균열은 언제든 이런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 우리 경제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하려면 정부와 대기업이 나서야 한다. 세링게티의 우기가 초식동물을 길러내는 데 필요한 초지를 살려내듯 생태계 복원을 위한 정부의 적절한 역할이 요구되고 중소기업과 상생하려는 대기업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대기업, 中企 체계적 지원을 최근 정부가 양극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동반성장위원회를 출범시켜 대ㆍ중소기업 상생대책을 마련하고 일부 대기업들도 앞다퉈 협력업체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은 반가운 현상이다. 신용보증기금에도 몇몇 대기업이 협력업체 보증지원을 위한 상생 펀드에 출연해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덜어주는 한편 연구개발(R&D) 지원이나 인재개발, 경영자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책들이 속속 마련되고 있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잠시 소나기를 피하기 위한 임시방편이 아닌 체계적이고 항구적인 중소기업 육성책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정부의 관심과 노력이 지속된다면 머잖아 우리 경제는 건강한 생태계를 회복,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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