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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비상구가 없다

뱅크런 확산… 은행권 현금잔액 5억유로

원자재·생필품 공급난… 가계·기업 벼랑 끝

정치권 불안 가중

IMF "정상화에 600억유로 필요"

그리스가 재정파탄을 넘어 총체적 경제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재정이 바닥난 상황에서 최근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까지 겹치며 그리스 은행의 총 현금보유액은 겨우 5억유로(약 6,220억원)밖에 남지 않았으며 현금 부족과 자본통제로 기업과 가계가 원자재와 생필품 공급난을 겪는 등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거의 멈춘 상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파탄 난 그리스를 정상화시키려면 앞으로 3년간 총 600억유로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그리스 상공회의소의 콘스탄틴 미칼로스 회장의 발언을 인용해 그리스 은행의 현금보유액이 5억유로까지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미칼로스 회장은 "은행의 현금잔액이 5억유로 이하라는 믿을 만한 정보를 얻었다"며 "7일 영업중단이 끝나지만 은행이 다시 문을 열더라도 1시간이 채 안 돼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지난 1일까지 그리스 은행의 현금보유액은 10억유로 정도였다며 은행들이 다음주에 문을 열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스의 현금이 고갈된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긴급유동성지원(ELA) 한도 동결 등 국제사회로부터의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제금융 협상 불발로 불안해진 그리스 국민 등 예금주들이 하루에만도 5억유로까지 빼가는 등 뱅크런이 걷잡을 수 확산되며 사태가 심각해졌다.

현금고갈에 따른 엄격한 자본통제로 그리스 기업과 가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기업들은 해외송금 제한 등으로 원료를 사들이지 못해 생산중단 위기에 처했고 소비가 급감하면서 매출도 확 줄었다. 또 생필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며 가계는 생필품 조달 등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바실리스 코르키디스 그리스상업연합회장은 "소비가 70% 급감했다"며 "서로를 믿지 않아 도소매 거래도 뚝 끊겼다"고 밝혔다. 올리브 가공공장을 운영하는 파블로스 데아스는 "해외 원료공급 업체에 돈을 보낼 수 없다"며 "은행 영업중단으로 선하증권을 발행해주지 않아 세관에 컨테이너 세 개가 묶여 있어 이대로는 며칠 내 공장 문을 닫을 수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리스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IMF는 이날 채무 만기연장 등으로 부채를 대폭 탕감해야 한다고 밝혔다. IMF는 "그리스의 금융안정을 위해서는 향후 3년간 600억유로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며 "그리스 경제가 회복되려면 채무연장 등으로 부채를 줄여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600억유로 중 360억유로는 유럽연합(EU) 채권단이, 나머지는 IMF가 부담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IMF는 그리스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2.5%에서 0%로 내렸다. 이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이전 상황까지만 반영한 것으로 실제 은행 영업중단, 해외송금 제한 등을 감안하면 상황은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안에 대해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치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시리자 정부가 '반대' 표를, 야당은 '찬성' 표를 호소하며 맞서는 가운데 시리자 연정 내부에서도 분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연정에 참여한 보수성향의 독립그리스인당(ANEL) 의원 3명은 "반대표는 드라크마화의 부활을 불러오고 이는 곧 국가의 파멸을 의미한다"며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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