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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외 현지근로자 인권·처우개선 외면 말아야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동남아시아에 생산기지를 마련한 국내 기업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현지 근로자들과 노동단체의 시위·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봉제·신발 등 저임금에 기반을 둔 업체들은 임금을 올려줄 형편이 안 되는데 물가급등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의 입장은 강경하다. 한국·중국·대만 등 600개가량의 봉제업체 등이 진출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에서는 군부대의 유혈진압 사태까지 벌어졌다.

물가급등은 기업의 책임이 아니다. 80달러 수준인 임금이 최저생계비에 미달한다며 2배로 올려달라는 근로자 측 요구도 지나치다. 문제는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현지 노동자들을 비인격적으로 대우하는 등 노무관리에 문제가 많다는 데 있다. 노조를 인정하지 않거나 탄압하고 권위주의적 기업문화로 갈등을 키우는 게 그 예다. 결국 격렬한 파업·시위를 자초할 뿐 아니라 한국·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증오심까지 키운다.

국가인권위에 따르면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인권의식이 부족하고 근로자·주민과의 협상을 회피하며 부패한 현지 공무원들과 결탁해 인권침해를 저지르는 경우가 적잖다고 한다.



반면 글로벌 기업들은 유엔 인권이사회가 2011년 발표한 '기업과 인권이행 지침' 등에 따라 인권경영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해외 거래처로부터 "인권경영 관련 보고서를 제출해달라"는 요구를 받은 국내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인권경영이 국제사회의 규범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반면 우리 기업들은 준비가 부족하다. 아동·강제노동 금지 등 국내 노동법상 금지 조항조차 해외에서 지키지 않다가 나이키 등 글로벌 기업에 대한 납품자격을 잃는 사례도 등장했다. 이제는 우리 기업들도 해외 근로자들의 인권·처우를 개선하는 등 인권경영을 필수로 여겨야 할 때다. 재외공관이나 KOTRA 등도 업체들을 계도하고 부당한 관행 개선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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