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8월11일 주식투자를 위해 계열사 KB자산운용에 5,000억원을 예탁했다. 당시 증시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하향 여파로 크게 흔들렸고 어 회장은 "더 이상의 추락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이렇게 설정된 KB늘푸른사모증권투자신탁 46호와 47호 중 47호(설정액 3,000억원)는 올 초 청산됐다. 투자수익률은 0% 수준. 채권투자도 겸하는 혼합형이었지만 유럽 위기가 장기간 지속된다는 판단 아래 환매 결정이 내려졌다.
나머지 46호(2,000억원)의 성적도 시원찮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6개월 만에 2,000포인트를 재돌파하면서 46호가 설정된 8월10일 이후 11%가량 올랐다. 그러나 46호의 수익률은 2.91%(2월7일 종가 기준)에 불과하다. 이날 지수가 22.14포인트(1.12%) 급등한 점을 반영하면 수익률이 3% 중반에 도달하겠지만 지수 상승률에 비해서는 괴리가 크다. 더욱이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4% 수준에 형성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안전하게 은행에 예치했을 때보다 수익률이 오히려 낮은 셈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46호는 47호와 달리 주식비중이 높은 액티브펀드인데도 수익률이 코스피지수를 밑돈다는 것은 그만큼 운용을 잘못했다는 것"이라며 "결과론이지만 이미 청산한 사모펀드의 경우도 현시점에서 놓고 보면 환매 결정이 너무 일렀던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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