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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이 저리거나 아프고 심할 경우 마비까지 되는 손목터널증후군 환자가 5년 전에 비해 50% 이상 급증했다. 40~50대 중년 여성 환자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4만3,000명으로 5년 전 9만5,000명에 비해 약 4만8,000명(50.3%)이 증가했다. 연평균 10%씩 증가한 셈이다.
총 진료비 역시 지난 2007년 202억원에서 2011년 322억원으로 5년간 120억원이 증가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이란 손목터널(수근관)을 덮고 있는 인대가 손목을 통과하는 정중신경을 압박해 엄지에서 약지의 손끝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잠에서 깰 정도로 손저림이나 통증이 심한 경우가 있는데다 오래 지속되면 운동신경 마비까지 나타나 단추를 잠근다거나 방문을 여는 일조차 힘들어지곤 한다.
주로 컴퓨터 관련 직종 종사자 등 손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서 나타나지만 성별에 따른 환자 수의 차이가 심한 편이다.
지난해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병원을 찾은 여성 환자는 11만3,699명으로 남성 환자 3만여명에 비해 3.8배 많았다. 여성 환자가 전체의 80%에 가까운 셈이다.
40~50대 중년 여성 환자(7만3,890명)가 가장 많아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특히 50대 여성 환자는 같은 연령대의 남성 환자에 비해 6배 가까이 환자 수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여성이 사회생활은 물론 청소ㆍ빨래 등 반복적인 가사노동을 병행하고 있어 손을 쓰는 일이 남성에 비해 많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40대 이후부터 환자 수가 급증하는 현상을 볼 때 여성호르몬 감소도 영향을 줄 것으로 추정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초기 증상이 미약한데다 단순한 혈액순환장애 등으로 간주해 참는 경우가 많다.
김우경 고려대구로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손저림을 방치할 경우 눌린 신경으로 저림 증상이 더 심해지고 통증, 감각 저하가 발생하는 등 감각신경까지 손상을 입게 된다"며 "근육이 위축돼 손 기능의 일부를 영구히 상실할 수도 있으므로 증상이 나타날 경우 빠르게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손목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동작이 원인이 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 스트레칭을 자주 하는 등 생활 속에서 손목을 보호하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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