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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철수 단일화 조건, 공상에 가깝다

안철수 후보가 본격적인 대선행보에 나섰지만 선거의 최대 변수인 단일화 문제에 대한 석연치 않은 태도에는 진전이 없어 국민의 궁금증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안 후보가 "지금으로서는 단일화 논의가 부적절하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그의 최측근이 방송에 나와 민주통합당 입당조건 운운하니 국민들은 오히려 더 헷갈린다.

안 후보는 선거운동에 앞서 후보 단일화에 대한 명확한 입장부터 국민에게 제시하는 것이 그다운 자세다. 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정치권의 진정한 변화와 혁신, 국민의 동의를 거론했지만 이는 현재로서는 정치적 수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안 후보 스스로 말한 낡은 체제의 기성 정당이 불과 2~3개월 내 진정한 의미의 내적 변화를 이루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그것이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이렇게 첫번째 전제조건 자체가 신기루 같은 것인데 무슨 국민의 동의를 받는다는 건지 허무맹랑하기만 하다.

만약 안 후보가 지지율 추이를 지켜보며 공동정부나 책임총리 등의 조건으로 단일화를 이루겠다는 속셈을 갖고 있다면 새로운 정치와 혁신을 원하는 유권자들을 우롱하는 처사이다. 뜬구름 잡는 얘기만 늘어놓으니 민주당과 안 후보 측이 사전 각본 아래 움직이고 있다는 의혹마저 나온다. 후보 단일화 과정이 길어지면 정책선거가 실종되고 지엽적인 문제에만 매몰될 우려도 크다. 만약 정략적인 셈법으로 대선에 임한다면 그가 비판했던 기성 정치권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안 후보가 정치쇄신에 온몸을 던졌고 대선 및 단일화와 관련해 "승률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굳이 낡은 판에 들어가 타협하기보다 끝까지 독자노선을 걷는 것이 오히려 당당하다. 당선 여부를 떠나 선거과정을 통해 깨끗한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를 요구하는 국민의 열망을 높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번 대선에서 그의 흔적이 강하게 남을 것이다. 안 후보는 경쟁후보들에게 대통령 후보라면 자신이 가진 정확한 생각을 밝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촉구했다. 그가 진정 국민의 부름을 받들겠다면 유권자들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이런저런 의구심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게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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