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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비디오 가게 사라진다

불황기에 인터넷·멀티플렉스 영화관 확산등 겹쳐<br>2002년 2만7,000개서 현재 7,000개 수준으로 줄어<br>B급영화 설땅 잃어…영화산업 기반 침식 우려도

동네 비디오 가게 사라진다 불황기에 인터넷·멀티플렉스 영화관 확산등 겹쳐2002년 2만7,000개서 현재 7,000개 수준으로 줄어B급영화 설땅 잃어…영화산업 기반 침식 우려도 최근 불황을 겪는 비디오 대여점들이 잇따라 폐업하면서 재고품을 처리하는 가게들이 늘고 있다. ‘그 많던 비디오가게는 어디로 갔을까?’ 과거 화려한 전성기를 구가했던 비디오 대여업이 끝없는 불황의 터널을 헤매고 있다. 예전에 비해 출시되는 비디오 테이프 편수도 줄어든 가운데 대체 매체로 각광을 받는 DVD마저도 대여시장에선 별 재미를 못 보고 있다. 이로 인해 과거 비디오 판권료에 주수입을 의존했던 소규모 B급 영화들은 아예 설 자리를 잃고 있다. 1,000만 관객으로 대표되는 ‘대박영화 집중현상’이 영화 대여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동네서 사라진 비디오가게 = 90년대 중반, 비디오 대여점은 5만 여 개에 이를 정도로 최고 호황을 구가했다. 그러나 2002년 2만7,000여 개로 절반 정도가 줄어든 비디오 대여점이 현재는 7,000개 수준으로 줄어 90년대 중반과 비교하면 85% 가량이 감소했다. 또 비디오의 대체품으로 기대됐던 DVD도 아직도 부진한 모습이다. 국내 비디오 대여점 중 DVD 타이틀을 구비한 곳은 30~40%에 그치고 있고 그나마 보유 편수가 100~200편 정도에 그쳐 아직 제대로 된 시장을 형성하지 못한 상태다. 영화 대여시장의 불황요인으로는 무엇보다 DivX(최신 형태의 동영상파일) 등의 불법복제물 범람이 꼽힌다. 인터넷을 통해 극장에서 채 개봉도 되지 않은 영화가 불법 파일로 떠돌고 있어 굳이 비디오를 찾을 이유가 없어진 것. 멀티플렉스 극장의 확산도 대여업 불황에 한 몫 했다. 멀티플렉스들은 대부분 시내 번화가가 아닌 주택가 인근에 위치해 있어 집에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좋은 시설의 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디오 대여업이 불황을 겪다 보니 그나마 남아있는 비디오 대여점들은 오히려 책 대여 등 부수입으로 가게를 꾸려가는 실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비디오 대여점에서 책 대여 등 부수입이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 수준. 영화 대여만으로는 더 이상 가게를 운영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B급 영화 직격탄 맞아 =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황의 직격탄을 가장 크게 맞은 것은 이른바 ‘B급 영화’로 불리는 소규모 영화들. 과거 이런 영화들은 개봉관 수입보다 비디오 판권 등의 부가 수입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대여 시장이 줄어들면서 비디오 대여점의 ‘기본 수요’가 감소했고 이는 B급 영화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과거 30장 이상의 ‘대박 작품’과 5~6편 가량의 ‘소규모 영화’ 비디오를 구매했던 대여점들은 이제 10편 가량의 ‘대박 영화’만 구입할 뿐, ‘B급 영화’를 살 여력은 없어졌다. 업계에 따르면 불과 3년 전만 해도 ‘매트릭스 1’같은 ‘대박 영화’들은 30만장 내외, 소규모 영화들은 수 만장 가량의 비디오로 발매됐지만 올해엔 칸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 ‘올드보이’가 6만5,000장, 헐리우드 영화 ‘시카고’가 고작 4만5,000장만이 출시됐을 뿐이다. DVD로의 매체 전환 또한 소규모 영화들에겐 ‘먼 나라 얘기’일 뿐이다. 외국과는 달리 국내 DVD 시장은 대여용보다는 판매용 위주로 이뤄져 있어 DVD 타이틀 판매는 자연스레 볼 거리가 많은 블록버스터에만 편중,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영화들은 아예 시장에 선보일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B급 영화’의 불황이 결국 영화계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업용 ‘B급 영화’들은 독립영화와 더불어 감독 등 스텝과 배우 모두를 키울 수 있는 자양분 역할을 한다는 것. 따라서 소규모 영화들의 판로가 막힌다면 자칫 몇몇 스타급 감독과 배우들에게만 파이가 집중되는 구조가 만들어 지고 이는 ‘문화적 다양성’ 측면에서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상훈기자 flat@sed.co.kr 입력시간 : 2004-06-0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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