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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한 삶 다룬 진솔한 영화 눈길

화려한 기술없이 연기력 승부… '와이키키…'등 개봉최근 한국영화는 다양한 장르, 거대 규모의 영화들이 주류를 형성하며 외형적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규모, 자본력, 기술, 스타 캐스팅으로 무장된 흥미와 볼거리 위주의 영화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서 진솔한 삶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영화 2편이 20일 개봉돼 눈길을 끈다. 단편'우중산책'과 장편데뷔작 '세친구'의 임순례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제작 명필름)와 장현수감독의 '라이방'(제작 신화필름)이 그것. 이들 작품은 장르영화들이 갖지 못하는 영화 자체의 진실성과 감동을 가지고 있다. 기술적인 환타지로 감각적인 재미만을 강조하는 영화들만이 성행하는 가운데 우리 삶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한 깊이가 있다. 어린시절의 꿈과 사랑을 잃고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는 밤무대 삼류밴드의 삶을 통해 이 시대 우리 삶의 자화상을 그리고 있는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내용이 쓸쓸함에도 불구하고 그 주제를 풀어가는 과정은 경쾌하다. 또한 송골매의 '세상만사', 옥슨80의 '불놀이야', 함중아의 '내게도 사랑이'등 향수를 자극하는 70~80년대 명곡뿐 아니라 산타나의 '유로파', 김수희의 '남행열차', 심수봉의 '사랑밖엔 난 몰라', 코요태의 '순정'등 시대와 장르를 총망라한 20여곡의 라이브 음악이 영화 전편에 걸쳐 흘러나오며 흥겨움을 더한다. '걸어서 하늘까지'의 장현수감독의 신작'라이방'은 세명의 택시기사들의 막막하고 답답한 세상사는 이야기를 유쾌하고 진솔하게 담아낸다. 허풍이 심하긴 하지만 우직한 의리파 해곤, 대졸 학력의 엘리트 출신 준형, 18살짜리 딸을 둔 양아치 같은 남자 학락. 결코 만만치 않은 세상살이에 힘들고 지쳐있는 그들에게 퇴근후 한잔의 맥주와 걸쭉한 농담은 유일한 낙이다. 제대로 되는 일은 없고 회사 간부에게 돈을 떼이자 셋은 동네 소문난 부자할머니 집을 터는 것을 시도하지만 실패로 돌아간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즈음, 그들은 베트남으로 들어가 택시기사보다 못한 시클로를 몰지만 더없이 행복하다. 현란한 기교보다는 배우들의 감정선을 충실하게 따른 카메라워크는 감독의 세심한 배려가 깃들여 있다. 선풍기가 팬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선풍기 시점의 카메라워크는 무심한 듯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동요하게 된다. 박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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