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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10월 23일] 분양가상한제 폐지 시급하다

"승상,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얼마 전 개봉된 영화 '적벽대전(赤壁大戰)'의 한 장면이다. 진군 준비를 모두 마치고 장기간 대기하던 조조군 진영에서 공격 시기를 놓쳐 전황이 불리해진 것을 알게 되는 대목이다. 이후 전세는 뒤바뀌게 되고 동남풍을 이용한 유비-손권 연합군의 화공에 의해 조조군은 참패한다.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봤음 직한 고전 삼국지의 내용이다. 적기(適期), 적시(適時)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민간택지에 대한 주택분양가상한제 폐지 법안이 국회에 발의 상정된 지 벌써 8개월이 넘었다. 해당 상임위 소위원회에서 집중 심의된 것만 3차례다. 그동안 국회의 결정을 기다리던 주택업계는 주택사업을 무기한 연기하거나 중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주택수급 전망에 의하면 현재와 같은 주택공급 환경이 지속될 경우 수도권에서만 오는 2012년까지 연간 7만가구 정도의 주택이 부족하다. 예년의 수도권 평균 분양실적을 15만가구로 볼 때 약 47%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주택산업연구원자료에 따르면 주택공급이 10% 감소할 경우 9개월 후 주택가격은 약 3.25%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도권 주택공급이 예년에 비해 47% 감소한다고 하면 내년 주택가격은 올해보다 약 15% 급등한다고 보면 된다. 지난 2007년 9월 격렬한 찬반 논쟁 속에 주택가격 안정을 위한 명분 아래 전격 채택된 주택분양가상한제 도입 취지와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공급이 줄면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가격규제와 시장통제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사회주의 경제의 몰락을 통해 일찍이 경험한 바 있다. 이제 상한제 폐지 여부에 대한 단편적이고 비효율적인 논쟁은 그만하자. 일시에 전면폐지가 어렵다면 우선 지방의 모든 주택과 수도권의 국민주택 규모 초과 대형주택에 대한 상한제라도 폐지해보자. 상한제의 문제점을 보완 개선할 시점이다. 적기ㆍ적시를 놓쳐 주택가격 급등으로 서민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정책당국의 조속한 결정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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