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가족들이 살기 편리한 풀옵션 원룸 준비됐습니다.” 요즘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인근에서는 환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원룸 임대 사업이 활발하다. 이 병원의 하루 평균 입원환자는 무려 1,700여명. 지방에서 올라오는 장기 입원환자 가족들은 대부분 근처에 머물며 간호를 하기 때문에 병원 근처 중개업소에는 1~2개월짜리 단기 월세를 알아보는 수요자들의 발길이 끊이지를 않는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수익형 부동산의 수익률이 뚝뚝 떨어지고 있지만 대형 병원 근처에서 환자 및 환자 가족들을 겨냥한 ‘이색’ 임대사업은 불황을 타지 않고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이 위치한 강남구 일원동에서는 원룸ㆍ다가구주택 등이 환자 가족들을 단기 임차인으로 모시기 위해 분주하다. 일원동 D공인 사장은 “지방에서 올라온 환자 가족들은 원룸에서 생활하는 것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단기 월세를 선호하고 있다”며 “돈이 된다는 걸 알게 된 후로는 상가나 빌라 등을 개조해 원룸으로 만들려는 건물주들도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근처 원룸들은 환자 가족들이 보증금 없이 계약할 경우 평균 100만원 수준의 월세를 받고 있다. 지상 5층 규모로 30개의 방을 보유하고 있는 인근의 한 원룸 건물은 월 3,000만원의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건물 시세가 35억~40억원 수준이라 연간 수익률이 10%에 가깝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서울 노원구 공릉동 원자력병원 근처에도 환자와 환자 가족들을 겨냥한 원룸 임대사업이 성업 중이다. 말기 암환자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이 병원은 입원환자를 500여명밖에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입원이 허용되는 기간이 다소 짧다. 원자력병원의 한 관계자는 “방사선 치료는 하루 평균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10일 정도 입원 후에는 통원치료를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지방에서 올라온 환자와 환자 가족들은 대부분은 근처에서 수개월간 거주하면서 치료를 받고 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이 병원의 지방환자 비율은 30%가 넘는다. 원자력병원 인근 A공인 사장은 “단기 월세로 원룸을 찾는 환자와 가족들은 넘치지만 없어서 못 들어갈 정도”라며 “모텔이나 여관도 장사가 안 되다 보니 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일대 원룸은 보통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만원 수준이지만 환자 가족들은 보증금 없이 월세를 20만원 정도 더 주고 계약하고 있다. 건물 시세가 강남 등 다른 지역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수익률도 높다는 평가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사장은 “앞으로 임대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특정 수요층을 겨냥, 불황을 타지 않는 임대상품을 눈여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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