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알찬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는 ‘서울 소극장 오페라 축제’가 올해 일곱번째로 열린다. 특히 이번 공연은 오페라가 대극장 중심의 공연으로 바뀌면서 관객들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개최돼 현장감과 흡인력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소극장 무대의 특징은 관람료를 대폭 낮춰 ‘너무 비싸다’는 오페라에 대한 선입견을 줄인 것. 여기에 젊은 성악가와 지휘자를 발굴하수 있고, 무대 미술가들에게는 새로운 실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번 축제에는 ▦코리안 챔버 오페라단 ▦서울오페라 앙상블 ▦오페라 쁘띠 ▦김자경오페라단 등 4개 단체가 참가한다. 작품으로는 국내 무대에 처음 올려지는 레하르의 오페라 ‘조용한 아침의 나라’를 비롯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베르디의 ‘리골렛토’ ▦메노티의 노처녀와 도둑, 핸드폰(Telephone) 등이다. 오스트리아 백작과 한국의 외교관간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주제로 한 ‘조용한 아침의 나라’와 미국 남부의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노처녀와 도둑’ 그리고 소통이 단절된 남녀가 전화를 매개로 벌이는 소동을 다룬 ‘핸드폰’ 등은 우리말로 번안한 가사로 노래해 친근감마저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돈조반니’(예술의전당)와 ‘리골렛토’(씨어터일)는 상반기에 한차례씩 공연을 치렀으며 저렴한 가격에 고품격 오페라의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관객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특히 리골렛토는 일부 노래를 대사로 바꾼 독특한 연출이 신선함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공연은 신예 성악가들과 지휘자들이 눈길을 끈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는 한일 공동 창작 오페라인 ‘오타쥬리아의 순교’ 등에 참여한 일본의 차세대 지휘자 요시히로 치바가 지휘봉을 잡는다. 리골렛토 역을 맡은 바리톤 박승혁, 강기우 등 이번 공연에 등장하는 성악가들은 대부분 이탈리아 유학을 마치고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하고 있는 유망주들이다. 장수동 축제위원장은 “이탈리아에서 오페라가 처음 공연할 당시에는 모두 소극장 무대로 무대와 관객이 함께 호흡했다”며 “이번 공연은 친근하고 재미있는 레퍼토리로 구성돼 토종 오페라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7월 16일부터 31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02)741-7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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