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10층 국무총리 집무실. 성 김 신임 주한 미국 대사를 접견하기 앞서 김황식(사진) 국무총리가 어두 컴컴한 집무실에 앉아 있다. 정전이 아니다. 겨울철 에너지 절약 캠페인 동참을 솔선수범하기 위해 집무실의 형광등 절반을 끄도록 지시했기 때문이다. 국정총괄 조정자인 총리로서의 위신 때문이 아닌 낮으면서 겸손한 자세로 헌신하겠다는 취임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한 행보다. 김 총리의 '겸손 행보'가 연일 화제다. 지난 4일에는 예고 없이 경기 평택시 서정동 가구전시장 화재진압 중 숨진 두명의 소방관 빈소를 경호와 의전팀도 없이 홀로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눈시울을 붉혀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다. 집무실 에너지 절약 실천을 비롯해 김 총리의 두 소방관 빈소 잠행에 대해 의전팀조차 다음날 언론보도를 보고 알 정도로 낮은 자세로 임하는 김 총리의 '겸손 리더십'이 세종로 관가에 연일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김 총리의 겸손 행보는 최근 끝난 수능에서도 발휘됐다. 지방 일정을 위해 김포공항으로 이동해야 하지만 의전과 경호로 인한 교통혼잡 초래로 수험생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이른 아침시간 공항으로 이동해 1시간 정도를 공항에서 대기했다고 한다. 이 같은 김 총리의 겸손 리더십은 최근 총리가 내복 입기를 실천한다는 얘기가 돌면서 총리실 직원 전체가 내복 입기 행보로 이어져 총리실 분위기까지 훈훈해졌다고 한다. 김 총리의 낮으면서 겸손한 행보는 조만간 또 다른 미담으로 회자될 것 보인다. 한 측근은 "올해가 끝나기 전에 비공식적으로 불우이웃 집 주기 실천행사에 조만간 나설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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