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패션 브랜드들이 올들어 맹렬한 속도로 가두점을 확대하고 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우고 있는 중저가 브랜드들은 높은 수수료를 내야 하는 백화점, 할인점보다는 가두점 위주의 매장 확대를 통해 매출과 브랜드 노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하고 있다. 특히 중가대 여성 캐주얼의 가두점 확장이 두드러진다. 여성 크로커다일의 성공에 자극받은 많은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신규 브랜드를 잇따라 론칭하고 무서운 속도로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세정이 지난해 8월 론칭한 ‘올리비아 로렌’은 현재 150개의 매장을 확보한 상태다. 홈플러스에 입점해 있는 6개를 제외한 나머지 매장이 모두 가두점이다. 내친김에 연말까지 200호점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세정 관계자는 “주 타깃이 백화점 이용 고객이 아니다 보니 가두점 위주로 출점하고 있다”면서 “가두점이 대형 유통업체 입점 매장보다 매출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이직하우스가 지난 2월 론칭한 ‘볼(VOLL)’은 7월 현재 41개의 매장을 확보했다. 이중 할인점 매장은 13개. 가두점이 전체 매장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중저가 넥타이ㆍ셔츠전문점 ‘STCO’ 역시 올해에만 40여개의 매장이 새로 생겼는데 전체 106개의 매장 가운데 20여개를 제외한 나머지 매장이 모두 가두점이다. 인너웨어 업체들도 가두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트라이브랜즈와 BYC가 각각 ‘더뷰’와 ‘트라이스타일’, ‘쉿!’과 ‘BYC플러스(가칭)’라는 속옷전문매장 브랜드를 론칭하고 가두점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랜드월드의 ‘바디팝’이 하반기 40개의 매장 확보를 계획하고 있고, 마루인너웨어, 코데즈컴바인 인너웨어, 예스 등도 가두점 위주의 영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패션업체들이 가두점 확보에 주력하는 것은 날이 갈수록 백화점과 할인점 입점수수료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수수료는 백화점의 경우 35~40%, 할인점은 20~25%대까지 올라간 상태. 해마다 1~2%씩 상승하고 있다. 가격 거품을 뺀 중저가 브랜드로서는 이러한 수수료도 큰 부담이다. 베이직하우스 박경수 과장은 “백화점의 경우 유통비용이 매출 대비 40%를 훌쩍 넘기도 한다”면서 “가두점은 맨 처음 개설하기가 힘들 뿐 자리를 잡으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데다 제품 구색을 다양하게 갖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대형 유통업체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수수료가 만만찮고, 전국 상권을 모두 커버하는데도 한계가 있다”면서 “특히 불황으로 매출이 부진한 의류 매장 가운데 새로운 브랜드로 말을 갈아타려는 수요가 많아 하반기에도 중저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두점 출점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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